벌써부터 내년을 예측하는 트렌드 키워드가 등장하고,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그러니 재빠르게 2024년 트렌드들을 모두 포용할 거대 담론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도시화, 웰빙, 자연의 세 가지 요소다.
일반적으로 4/4분기라 칭해지는 10월부터 12월 사이의 석 달간은 다음 해에 대한 예측이 무수하게 쏟아지는 시기다. 그리고 이 예견과 예측에 대한 정보의 습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꽤나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공급자에게는 소비자를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역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늠케 해주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많은 트렌드에 대한 담론들이 제시되고 있다. 세부적 키워드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주시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건 바로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변화할 큰 움직임이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향후 밀물처럼 들이닥칠 세부 사항들을 이해하기 쉽다. 디자인, 건축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회사 ‘네오리스(NEOLITH)’에서 최근 『내일을 위한 영감을 주는 삶(Inspiring Living for Tomorrow: Lifestyle Trends 2024)』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출간물에서는 총 3가지의 2024년 거대 트렌드를 짚어낸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우리의 삶에 이 키워드를 대입하여 기술해보면 흥미롭지 않을까.
이 때문에 우리는 집이라는 안락의 공간을 구분 짓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 곳과 쉬는 곳. 동일 공간이 사적이면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렇기에 내년에는 공간이라는 영역의 개념이 더욱 더 모호해지면서 그 경계를 해체하는 쪽으로 치우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미 도시는 변화하고 있고,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다. 이 속에서 공간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팬데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었을 때,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을 세분화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근무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방 하나를 업무용 공간으로 꾸미기도 했고, 헬스장에 가지 못하는 환경을 고려하여 또 다른 방 하나를 운동기구로 채우기도 했다. 꼭 방이 아니어도 동일 영역 안에서 일종의 선 긋기를 통해 필요에 맞는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갔다. 저 테이블은 업무용, 이 소파는 휴식용, 이쪽에는 운동기구, 저쪽에는 살림살이 등등. 면적의 크고 작음을 떠나 한 공간의 도시화를 이루어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에도 존재했던 모듈화하기 쉬운 제품들을 더 급진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또 크기를 줄이면서 더 많은 기능을 내재한 제품들을 양산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기청정기의 개발과 소비가 더 크게 일어났던 것 역시 도시화에 따른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조리 기구들도 진화했다. 하나의 제품 안에 에어 프라이어, 오븐, 전자레인지 기능이 한번에 탑재된 제품들도 주방 도시화의 사례다. 한번 자신의 공간을 둘러보길 바란다. 구획되어 있고, 기능적으로 조립되어 있으며, 여러 개가 동시에 쌓아 올려진 형태의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각설하고 트렌드로서 도시화의 대두는 팬데믹이 끝난 시점에서도 더 크고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엔데믹 시점임에도 주 1회 이상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또 놀라웠던 바이러스 전파를 경험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와 염려는 더욱 커졌다. 잃어버렸던 시간에 행해진 많은 것들이 우리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셈이다. 그 역시 라이프스타일의 주요한 변화였고, 또 그것 자체가 트렌드가 되었다. 억눌렸던 욕망의 해소가 여행이라는 가장 큰 화두로 거대해지고 있지만, 실제 삶은 3년 전보다는 최근의 변화에 더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그 익숙해짐은 자연스러운 삶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게 바로 도시화의 핵심이다.
특히 도시화에 따른 공간 디자인에도 웰빙은 적용된다. 팬데믹을 거치며 화두로 떠오른 웰빙은 어떤 공간의 디자인에 있어 최우선이 된다는 의미다. 공공장소, 브랜드 공간 등에도 휴식 및 사색과 같은 개념을 반드시 고려하고 적용하고 있다. 굉장히 사사로운 시각이지만 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중 팝업 공간만 봐도 그렇다. 비록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공간이지만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놀이, 휴식 등의 웰빙적 요소를 집어넣었을 때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들 ‘돌봄’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는다. 이제는 이것이 사회적 약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나를 포함한 우리는 돌봄 문화가 웰빙의 기본이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바이러스 감염 시대의 초기를 돌이켜보면 절실하게 와 닿을 것이다. 코로나에 걸린 환자는 완전하게 고립된다. 가족이 없다면 더 그렇다. 이에 공적 영역의 돌봄이 개입하지 않으면 웰빙이라는 단어는 무용지물이 된다. 의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보육, 노인 돌봄 등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2024년 거시적 트렌드 중의 하나인 웰빙은 공적 및 사적 영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주목해야 하는 영역임에 틀림없다. 국가는 국가대로 국민 개인의 웰빙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관리하여 향상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부터, 몸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 등 우리 주변에서는 웰빙을 위한 산업적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스스로 웰빙을 고려했을 때 확연하게 눈에 띄는 변화일 것이다.
마스터카드가 2021년에 발표한 글로벌 보고서는 자연에 대한 꽤 흥미로운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그에 따르면 “소비자의 58%는 팬데믹 이후 자신의 생태 발자국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85%는 기후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 조치를 취하고 행동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가 팬데믹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모두에게 기후, 생태계, 지구의 종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인류에게 일깨워주었다는 점이다”라는 것. 이와 같은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1/3은 지속 가능한 제품의 소비에 더 동참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인 즉, 변화된 소비자를 상대로 한 기업 및 브랜드는 이제 지속 가능성이 당연한 모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은 더욱 책임 있는 소비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산업들이 이런 방향으로 키를 잡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모든 걸 빠르게 교체하는 대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하는 문화적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게 굉장히 대단한 행위라고 생각했다. 모든 기업은 자신의 제품을 팔아 치우고, 또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재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아니 과거에는 모두 그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신발 브랜드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일정 부분의 이윤을 포기하더라고 상생하고 지속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조금 더 있으면 내년을 위한 미래 트렌드 예측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도시화, 웰빙, 자연이라는 세 가지 거대 담론 내에서 이제 미시적인 키워드들이 도출될 것이란 얘기다. 앞서 말한 이 거대 담론을 생산자 및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으면 제 아무리 신조어로 포장된 트렌드 용어일지라도 조금더 쉽게 이해되고, 용이하게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 시대에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단지 정제되고, 분할되어 세분화된 것일 뿐이다. 이제 2024년은 이 화두를 근원에 두고, 팬데믹에 의한 변화 이후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4호(23.11.14) 기사입니다]
내일을 위한 영감을 주는 삶
2023년은 지구라는 별의 인류가 맞이한 낯선 세계이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오랫동안 누리고 유지해오던 일상을 약 3년간 잃어버린 채 살아왔다. 아니 잃었다기보다는 단절이라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상실의 시대에서 마주한 변화는 생애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기이한 것들이었다. 사람들과 거리를 두면서, 집은 일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이 되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면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한 또 다른 방편을 찾았다. 집에서라도 운동을 해야 했고, 대면의 기회가 적은 넓은 자연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변화된 일상에 적응하고, 그 자체를 새로운 일상으로 받아들일 즈음, 다시금 익숙하면서도 생경하게 느껴지는 과거의 라이프스타일을 회복하기 시작했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19세기와 20세기의 전쟁, 기아, 질병의 공포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21세기에 마주한 단절의 시간들은 충격적이면서도 신선한 역사적 경험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회복의 시기에 접어든 지금, 사람들은 3년의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곧 다가올 2024년의 이미지가 바로 이 변화 속에 있다.일반적으로 4/4분기라 칭해지는 10월부터 12월 사이의 석 달간은 다음 해에 대한 예측이 무수하게 쏟아지는 시기다. 그리고 이 예견과 예측에 대한 정보의 습득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 꽤나 유용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공급자에게는 소비자를 예측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역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늠케 해주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많은 트렌드에 대한 담론들이 제시되고 있다. 세부적 키워드를 이해하기 위해서 먼저 주시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건 바로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변화할 큰 움직임이다. 거시적 관점에서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향후 밀물처럼 들이닥칠 세부 사항들을 이해하기 쉽다. 디자인, 건축 분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회사 ‘네오리스(NEOLITH)’에서 최근 『내일을 위한 영감을 주는 삶(Inspiring Living for Tomorrow: Lifestyle Trends 2024)』이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 출간물에서는 총 3가지의 2024년 거대 트렌드를 짚어낸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 우리의 삶에 이 키워드를 대입하여 기술해보면 흥미롭지 않을까.
Keyword1 #도시화Urbanization
개념은 모호해지고 경계가 해체되는 공간
개념은 모호해지고 경계가 해체되는 공간
(일러스트 픽사베이)
2024년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화두 중 첫 번째는 ‘도시화(Urbanization)’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는 더할 나위 없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 시점에서 말하는 도시화는 근대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논하던 테크놀로지적 도시화가 아니다. 어쩌면 인간의 인지구조 혹은 심리적 욕망이 이끄는 도시화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리는 집과 회사, 상업 공간과 공공 영역이라 칭해지는 것들이 내재하고 있던 용도 이상의 혼용을 이루어냈다. 거리 두기는 회사라는 영역을 폐쇄하고, 이미 구축된 테크놀로지를 바탕으로 재택근무를 가능하게 만들었다.이 때문에 우리는 집이라는 안락의 공간을 구분 짓기 시작했다. 일을 하는 곳과 쉬는 곳. 동일 공간이 사적이면서 공적인 업무를 처리하는 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렇기에 내년에는 공간이라는 영역의 개념이 더욱 더 모호해지면서 그 경계를 해체하는 쪽으로 치우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미 도시는 변화하고 있고, 점점 더 거대해지고 있다. 이 속에서 공간의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팬데믹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었을 때, 사람들은 집이라는 공간을 세분화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근무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방 하나를 업무용 공간으로 꾸미기도 했고, 헬스장에 가지 못하는 환경을 고려하여 또 다른 방 하나를 운동기구로 채우기도 했다. 꼭 방이 아니어도 동일 영역 안에서 일종의 선 긋기를 통해 필요에 맞는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갔다. 저 테이블은 업무용, 이 소파는 휴식용, 이쪽에는 운동기구, 저쪽에는 살림살이 등등. 면적의 크고 작음을 떠나 한 공간의 도시화를 이루어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에도 존재했던 모듈화하기 쉬운 제품들을 더 급진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고, 또 크기를 줄이면서 더 많은 기능을 내재한 제품들을 양산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공기청정기의 개발과 소비가 더 크게 일어났던 것 역시 도시화에 따른 좋은 사례가 아닐까 싶다. 조리 기구들도 진화했다. 하나의 제품 안에 에어 프라이어, 오븐, 전자레인지 기능이 한번에 탑재된 제품들도 주방 도시화의 사례다. 한번 자신의 공간을 둘러보길 바란다. 구획되어 있고, 기능적으로 조립되어 있으며, 여러 개가 동시에 쌓아 올려진 형태의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각설하고 트렌드로서 도시화의 대두는 팬데믹이 끝난 시점에서도 더 크고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엔데믹 시점임에도 주 1회 이상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 또 놀라웠던 바이러스 전파를 경험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와 염려는 더욱 커졌다. 잃어버렸던 시간에 행해진 많은 것들이 우리네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셈이다. 그 역시 라이프스타일의 주요한 변화였고, 또 그것 자체가 트렌드가 되었다. 억눌렸던 욕망의 해소가 여행이라는 가장 큰 화두로 거대해지고 있지만, 실제 삶은 3년 전보다는 최근의 변화에 더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그 익숙해짐은 자연스러운 삶으로 지속되고 있다. 이게 바로 도시화의 핵심이다.
(사진 픽사베이)
‘도시화’는 공간이라는 영역의 개념이 더욱 더 모호해지면서 그 경계를 해체하는 쪽으로 치우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금 시대의 ‘웰빙’은 신체, 심리, 사회, 직업, 환경, 재정적 적용을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의 핵심이 될 것이다. ‘자연’은 여전히 중요하고, 미래를 위한 총체적 키워드이자 트렌드다.Keyword2 #웰빙Wellbeing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의 핵심
내년에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거시적 관점의 두 번째 트렌드는 ‘웰빙(Wellbeing)’이다.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러니까 건강하게 삶을 향유하는 것. 사실 이건 산업적 도시화 이후 지속적으로 대두되는 트렌드다. 그러니까 갑작스레 툭 튀어나온 게 아니라 항상 최우선의 과제로 부각되어 온 라이프스타일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시점에서의 웰빙은 질병의 시대를 거쳐온 인류에게 다시 가장 중요해진 트렌드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웰빙은 스스로의 심신을 관리하는 자기 관리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래서 ‘지금 시대의 웰빙’은 신체, 심리, 사회, 직업, 환경, 재정적 적용을 연결하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의 핵심이 된다.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의 핵심
특히 도시화에 따른 공간 디자인에도 웰빙은 적용된다. 팬데믹을 거치며 화두로 떠오른 웰빙은 어떤 공간의 디자인에 있어 최우선이 된다는 의미다. 공공장소, 브랜드 공간 등에도 휴식 및 사색과 같은 개념을 반드시 고려하고 적용하고 있다. 굉장히 사사로운 시각이지만 최근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중 팝업 공간만 봐도 그렇다. 비록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는 공간이지만 새로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놀이, 휴식 등의 웰빙적 요소를 집어넣었을 때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걸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픽사베이)
재택근무가 만들어낸 트렌드에도 웰빙은 적용된다. 재택근무는 우리 집을 또 다른 영역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 이용자의 심리 및 정서를 고려한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적용한다. 이 또한 웰빙을 위한 자기 관리로써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왜냐고? 내가 휴식하고 일하는 공간은 그 어떤 재난, 질병 등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하기에 그렇다.우리는 흔히들 ‘돌봄’이라는 용어를 자주 듣는다. 이제는 이것이 사회적 약자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게 중요하다. 팬데믹 기간 동안 나를 포함한 우리는 돌봄 문화가 웰빙의 기본이라는 걸 인지하게 되었다. 바이러스 감염 시대의 초기를 돌이켜보면 절실하게 와 닿을 것이다. 코로나에 걸린 환자는 완전하게 고립된다. 가족이 없다면 더 그렇다. 이에 공적 영역의 돌봄이 개입하지 않으면 웰빙이라는 단어는 무용지물이 된다. 의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보육, 노인 돌봄 등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2024년 거시적 트렌드 중의 하나인 웰빙은 공적 및 사적 영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주목해야 하는 영역임에 틀림없다. 국가는 국가대로 국민 개인의 웰빙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은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고 관리하여 향상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양제를 챙겨 먹는 것부터, 몸을 건강하게 하는 운동,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담 등 우리 주변에서는 웰빙을 위한 산업적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스스로 웰빙을 고려했을 때 확연하게 눈에 띄는 변화일 것이다.
Keyword3 #자연Nature
미래를 위한 총체적 키워드
미래를 위한 총체적 키워드
(사진 픽사베이)
2024년의 거대 트렌드 중 마지막은 바로 ‘자연(NATURE)’이다. 2023년의 여름은 다시 한번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인류 개개인에게 환기시키는 굉장한 계절이었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그 탓에 엄청난 폭우를 경험했다. 코로나라는 질병에서 해방되니 환경의 불균형이 가져온 영향을 고스란히 체감했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환경에 대해 의식의 환기는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 영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강렬한 기후 변화 탓에, 세계의 모든 사람이 이에 대해 인지하게 되면서 자연의 소중함은 점차 더 강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자연의 재료에 대한 연구하고, 혁신하며, 조금이나마 환경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며 상업적 용도로 전환할 수 있는 친환경 제품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속가능성, 리사이클, 필환경, 탄소발자국 등 우리는 지금껏 수많은 환경 보호 및 유지를 위한 트렌드 용어를 들어왔다. 이 모든 게 ‘자연’을 위한 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여전히 중요하고, 미래를 위한 총체적 키워드이자 트렌드가 된다.마스터카드가 2021년에 발표한 글로벌 보고서는 자연에 대한 꽤 흥미로운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그에 따르면 “소비자의 58%는 팬데믹 이후 자신의 생태 발자국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85%는 기후 위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 조치를 취하고 행동을 바꿀 의향이 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가 팬데믹에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리 모두에게 기후, 생태계, 지구의 종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인류에게 일깨워주었다는 점이다”라는 것. 이와 같은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의 1/3은 지속 가능한 제품의 소비에 더 동참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이 말인 즉, 변화된 소비자를 상대로 한 기업 및 브랜드는 이제 지속 가능성이 당연한 모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은 더욱 책임 있는 소비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산업들이 이런 방향으로 키를 잡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모든 걸 빠르게 교체하는 대신,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하는 문화적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사진 픽사베이)
이젠 많은 기업들이 일정 부분의 이윤을 포기하더라도 상생하고 지속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브랜드의 변화, 상생과 지속에 대한 노력
최근 나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어느 고가 스니커즈 매장에 들른 적이 있다. 그 숍의 콘셉트는 ‘포워드(FORWARD) 스토어’였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브랜드가 자사 브랜드 제품에 대해서는 수리나 수선 또는 커스터마이징에 나선다. 하지만 이 숍은 자사 브랜드 제품이 아니어도 약간의 비용(그게 스니커즈 가격보다는 저렴하다)을 지불하면 찢어지고, 헤져서 더 이상 착용할 수 없을 것 같은 신발을 말끔하게 고치고, 새롭게 만들어준다. 아예 신발을 해체한 후 정상화될 수 있도록, 그래서 소비자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해주는 콘셉트였다.개인적으로 나는 이게 굉장히 대단한 행위라고 생각했다. 모든 기업은 자신의 제품을 팔아 치우고, 또 빠르게 새로운 제품을 재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아니 과거에는 모두 그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신발 브랜드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일정 부분의 이윤을 포기하더라고 상생하고 지속하는 것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소비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조금 더 있으면 내년을 위한 미래 트렌드 예측이 봇물처럼 쏟아질 것이다. 도시화, 웰빙, 자연이라는 세 가지 거대 담론 내에서 이제 미시적인 키워드들이 도출될 것이란 얘기다. 앞서 말한 이 거대 담론을 생산자 및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있으면 제 아무리 신조어로 포장된 트렌드 용어일지라도 조금더 쉽게 이해되고, 용이하게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이 시대에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단지 정제되고, 분할되어 세분화된 것일 뿐이다. 이제 2024년은 이 화두를 근원에 두고, 팬데믹에 의한 변화 이후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일러스트 게티이미지뱅크)
[글 이주영(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사진 및 일러스트 픽사베이, 게티이미지뱅크][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04호(23.11.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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