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인터넷 만화)이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으로 변신한데 이어 최근 게임에 적용되면서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종전에는 기승전결이 뚜렷한 웹툰들이 영화나 드라마로 바뀌었다면, 이젠 판타지·액션·뱀파이어 등 다양한 장르의 웹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게임화하고 있다. 웹툰의 ‘원 소스 멀티 유즈’(하나의 줄거리를 다양한 장르에 변형시켜 활용)가 모바일온리 시대를 맞아 진화를 하는 셈이다.
네이버는 최근 자사 포털에 연재중인 웹툰을 대상으로 모바일 게임 지원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 첫번째 대상은 전국·전세계에서 가장 센 고등학생을 뽑는 대회 이야기를 그린 웹툰 ‘갓오브하이스쿨’이다. 사전등록을 받기 시작한지 10일만에 신청자가 50만명을 돌파하고 사전등록 마지막날이 15일 54만명을 넘길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다. 사전등록자에 한해 실시하는 베타테스트는 20일께 시작하고, 이르면 다음 달 중순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이밖에도 ‘신의탑’, ‘노블레스’, ‘소녀더와일즈’ 등도 모바일게임으로 자사에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웹툰이 모바일게임으로 변신해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편의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낸 웹툰 ‘와라! 편의점’(NHN엔터 제작)도 이미 카카오용 게임으로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격투기 특성화 학교의 이야기를 그려낸 웹툰 ‘극지고’도 포플랫(4plat)이라는 업체가 모바일게임으로 출시했다. 웹툰의 팬들이 직접 게임으로 제작한 경우도 있다. 다음에서 연재된 마시멜 작가의 ‘게임회사 여직원들’에서 직원들이 직접 상상한 게임인 ‘지옥철무쌍’을 팬들이 직접 게임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웹툰은 이미 한 번 흥행성이 검증됐다는 점에서 다른 장르로 적용하기 좋은 소재다. 뿐만 아니라 제2의 창작이 필요한 소설과는 달리, 이미 만화라는 완성된 이미지가 있어 비교적 쉽게 영상화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이용이 확산되면서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툰은 모바일게임과 그 소비층이 겹쳐서 웹툰 소비층이 그대로 게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도 “웹툰을 소비하는 이용자층은 ‘모바일 프렌들리’한 10대부터 30대까지 젊은층이 대다수”라며 “이들이 모바일게임으로 유입될 비율은 매우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웹툰에 기반한 만큼 원작의 연재가 종료되거나 인기가 떨어질 경우에는 게임 이용자도 같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게임이 원작이 주는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웹툰이 처음으로 영화화되기 시작한 때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만화가 강풀이 다음에서 연재하던 웹툰 ‘아파트’가 영화로 개봉하면서 웹툰의 영화화가 불붙기 시작했다. 2013년 영화화된 다음 연재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웹툰 원작 영화로는 7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직장인들의 삶과 애환을 잘 담아내 ‘미생열풍’까지 불러 일으켰던 드라마 ‘미생’의 출발점도 온라인 포털 사이트인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이다. 올해만 해도 벌써 영화 ‘고양이 장례식’,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 ‘호구의 사랑’, ‘하이드 지킬 나’ 등이 개봉 및 방영돼 주목을 받았다.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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