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다큐 최고다] 생활 심부름 대행으로 30억 벌다
어릴 적부터 소아마비를 앓았지만, 한 번도 자신의 신체적 장애에 열등감을 느껴본 적이 없다는 고상환 대표.
'시련은 있지만 좌절은 없다' 는 좌우명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듯, 고상환 대표는 '무한 긍정의 힘'으로 성공을 일군 사나이였습니다. 역경을 딛고, 생활 심부름 대행 서비스로 연 매출 30억 원의 CEO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을 MBN '성공다큐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 제작진이 직접 취재했습니다.
"제 고향이 전라도 섬 마을인데, 학교에 가려면 2시간 넘는 거리를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저로서는 결국 학교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그게 제 인생 첫 위기라면 위기입니다"
학창시절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묻는 제작진을 향해 고상환 대표는 무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기 시작했습니다. 5살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새 어머니와 함께 살며 구박을 받았던 이야기를 할 땐 과거의 설움이 다시 떠오른 듯 취재 도중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릅니다. 학교는 못 다녔지만 초, 중, 고등학교는 검정고시로 통과했고, 그 이후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난'과 '역경'이 끊임없이 저를 채찍질해주었고, 그것이 지금의 성공비결이라면 비결이 된 것 같습니다"
고상환 대표는 자신의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되어주었던 것을 '컴퓨터'라고 이야기했습니다.
"80년대 말, 봉제공장, 전자기기 부품공장 등을 돌아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그때 컴퓨터를 처음 만나게 됐어요. 컴퓨터 하나로 공장의 모든 기계를 컨트롤한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정말이지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컴퓨터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서울에 있는 모든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책도 구입하고, 전 재산을 탈탈 털어 컴퓨터도 한 대 구입했죠"
쉽게 밖을 돌아다닐 수 없었던 그에게 컴퓨터는 최고의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컴퓨터 연구에 열중했다는 고상환 대표. 그 열정은 곧 창업으로 이어집니다.
"컴퓨터로 회계 관리, 생산 관리 등 기업 내 다양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적어가며 장부관리를 하고 그럴 때였거든요. 9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업들도 전산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고, 앞으로 이 시장이 성장하겠다는 확신으로 과감히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1996년, 고상환 대표는 '우리동네 컴닥터'라는 회사를 창업해 기업들의 전산 시스템을 개발해주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컴퓨터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개인용 PC 사용자들도 급격히 늘어났는데, 그와 더불어 '컴퓨터 방문수리업'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사업은 승승장구했고, 중간 중간 부침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고상환 대표는 포기보다는 시련을 극복하는 법을 깨우쳤습니다. 그러던 그가 심부름 대행 서비스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2004년 무렵이었습니다.
"컴퓨터 수리를 요청하는 고객들은 컴퓨터 수리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한두 가지 심부름을 덧붙여 시키곤 했어요. 오는 길에 아이 분유 좀 사와라, 기왕 집에 왔으니 가구 좀 옮겨달라는 것 등의 것들이었죠. 처음에는 컴퓨터 방문수리를 활성화할 생각으로 컴퓨터 방문수리를 하면 심부름도 공짜로 해준다는 식으로 마케팅으로만 활용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것도 하나의 사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컴퓨터 방문수리업이라는 업종 자체도 점차 사양화되어 가는 시점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2의 창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고상환 대표는 2004년, '해주세요'를 창업하고 본격적으로 생활 심부름 대행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방문수리를 하면서 10년 넘게 해오면서 쌓아온 고객 데이터정보만 무려 100만 건에 이르렀는데,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홍보 전단지와 문자를 발송하는 등의 마케팅을 펼쳤습니다. 입소문을 타고 심부름 문의는 하나 둘 증가하기 시작했고, 창업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사무실을 확장하기에 이릅니다.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문의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약 사다주기, 대신 장보기, 맛집 음식 배달해주기 등의 심부름 문의가 가장 많고요. 콘서트 티켓 구매 대행, 어르신들과 산책해주기, 학교에서 아이 데려오기 등과 같은 문의도 있습니다.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다시 한 번 이 시장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발전 가능성을 느꼈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컴퓨터 전문가답게 심부름 서비스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전화가 걸려오면 어떤 고객으로부터 걸려왔는지, 고객의 위치가 어디인지, 단골 고객의 경우엔 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심부름은 무엇인지까지 분석해서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입니다. 이러한 고객관리 시스템은 고객 만족으로 이어졌고, 그것은 다시 문의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들어 많은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광고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고 있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싱글족 수의 증가에 힘입어 지금도 고상환 대표의 사업은 성장하고 있으며, 작년에는 부산으로도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서비스 전국화를 해나갈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고 CEO로 거듭난 고상환 대표의 '긍정경영' 발자취는 5월 17일 오전 5시 10분, MBN '성공다큐 최고다(최고 경영자의 다섯 가지 비밀)'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