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산하 공기업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본사 사옥을 현재 강남구 개포동에서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전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옥 이전은 강북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다만 신내동 용지는 지하철역에서 20분 이상 떨어진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로 청약·임대 등을 위해 공사를 찾는 시민들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SH공사에 따르면 서울시는 SH공사 본사 사옥을 중랑구 신내동 318 일대 임시주차장 용지(1만3658㎡)로 이전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내달 초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 행정1·2부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산하기관 사옥이전 검토회의에서 신내동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SH공사와 함께 이전이 검토된 서울연구원과 인재개발원은 현재 서초구 서초동에서 은평구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와 강북구 수유동 영어마을캠프로 각각 이전이 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해 8월 19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한달살이를 마치고 나오면서 강남·북 균형발전의 일환으로 산하기관들의 강북 이전을 2022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시와 SH공사, 노조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강북 지역 이전 후보지를 물색해왔다.
서울시는 당초 창동·상계신경제중심지에 포함된 창동역 주차장 용지(복합환승센터 개발 예정·8370㎡)를 이전 후보지로 검토했으나, 지난 3월부터 신내동 부지가 유력 대상지로 떠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을 지낸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산업시설이 부족한 중랑구에 공기업 이전을 서울시에 적극 요청해왔다.
다만 공사 노조에선 신내동 부지의 경우 인근 지하철역(6호선 봉화산역)이 도보로 20분 이상 소요돼 노인 등 취약계층이 많은 공사 이용 시민들이 찾아오기에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면서 반발하고 있다. 노조 반대에는 현재 개포동 사옥에 근무하는 1000여명 가까운 임직원의 상당수가 강남권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사옥 이전시 자녀 교육문제 등도 고려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SH공사가 지난달 외부 연구기관에 맡긴 이전검토 용역 중간보고서에선 "방문객 편의성과 유입인구 증가를 통한 지역활성화와 SH공사의 재정적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신내동 용지보다 창동복합환승센터 용지가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담당자는 "다음달초 발표 예정인 것은 맞지만 아직 최종 장소를 공개할 수 없다"면서 "균형발전 등 전반적인 요인을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 SH공사가 공영개발을 진행중인 종로구 세운4구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노조 관계자는 "도심권 공실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재로선 세운4구역 개발시 공실 문제가 우려된다"면서 "세운4구역으로 이전하면 공사의 재무구조 악화도 막을수 있고 시민 접근도 편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사옥 이전의 취지가 균형개발인 만큼 애초 강북이라도 도심권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잘라말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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