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세탁 ‘구멍’ 저축은행 금감원, 사상 첫 검사착수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에 대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운영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다.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 관련 검사를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이 자금세탁 창구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관리·감독 강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순께 금감원은 HK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에 대해 현장검사를 시행했다.
금감원은 해당 저축은행에 조사역 2명을 파견해 일주일간 자금세탁방지 시스템·내규가 잘 갖춰져 있는지, 의심거래 발견 시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구조가 잘 마련돼 있는지 등을 살펴봤다.
금감원 관계자는 “거래 규모가 큰 저축은행 가운데 두 곳을 임의로 선정해 현장검사를 나갔다”며 “해당 저축은행에서 특별한 혐의점은 발견하지 못했으며 저축은행이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의심거래 보고, 고액 현금거래 보고, 내부 보고체계 수립 등 법으로 정한 자금세탁방지 이행 기준을 모두 지켜야 한다. 하지만 업계 영세성 등으로 정밀한 자금거래방지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다 보니 의심거래 보고를 누락하는 등 자금세탁 ‘구멍’으로 여겨져 왔다. 지난달 말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자금세탁에 대한 감독·검사를 2금융권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10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자금세탁방지 시스템·내규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내년 2월 표준화 시스템이 도입되면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전산을 통해 영세 저축은행도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