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 고객으로 최대 21만주를 풀(full) 청약하겠다는 고객들도 꽤 됩니다.”
올해 기업공개 시장(IPO) 마지막 대어로 주목받고 있는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첫날인 10일 이경민 대우증권 WM클래스 갤러리아센터 이사는 제일모직 청약 분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일모직 상장 대표 주관사인 대우증권의 우대 고객은 청약한도 200%를 적용 받아 최대 21만주까지 청약이 가능하다.
청약 경쟁률 등을 묻는 고객 전화가 오전 내내 빗발쳤다는 이 이사는 "21만주를 청약하려면 증거금만 56억원 정도가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증거금 전액을 현금으로 내놓을 정도로 거액의 자산가들 사이 제일모직 청약 열기가 뜨겁다”고 전했다.
공동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에도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쏟아지기는 마찬가지. 고상혁 명동 WMC 대리는 "공모주 청약이 시작되자마자 관련 문의 전화를 받느라 정신이 없다”며 "이른 시간 직접 지점으로 내방한 고객들 역시 제일모직 청약을 위해 계좌를 만들거나 청약절차 등을 묻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열기가 첫날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이날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38.8대1을 기록, 지난달 삼성SDS 공모주 청약 첫날 당시 세운 경쟁률(20대1)을 가뿐히 넘어섰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에서 갖는 위상과 맞물려 저금리에 갈 곳을 잃은 시중의 뭉칫돈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상장주관사인 대우증권이 이번 공모주 청약을 받는 증권사 6곳의 청약 경쟁률을 집계한 결과 공모물량 574만9990주 모집에 2억2319만8050주의 청약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첫날 경쟁률은 평균 38.8대1로 마감됐다.
청약 증거금은 6조193억원으로 이 역시 삼성SDS의 첫날 증거금(2조3535억원)규모를 뛰어넘었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을 지켜보다가 마지막 날 투자자가 대거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례없는 청약 열기를 보인 것이다.
증권사별로는 신한금융투자의 청약경쟁률이 89.0대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74.2대1)에서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하나대투증권(48.6대1), 대우증권(27.7대1), KB투자증권(22.0대1), 우리투자증권(21.3대1) 등 모든 증권사에서 청약이 공모물량을 넘어섰다.
이번 공모에서 일반 투자자에게 배정된 물량은 전체 공모주(2874만9950주)의 20%에 해당하는 574만9990주다.
이 중 대우증권이 37.9%(217만9000주), 우리투자증권 30.7%(176만2000주), 삼성증권 24.2%(139만1000주), 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KB투자증권이 각 2.4%(13만9000주)에 대해 청약을 받는다.
청약한도는 대우증권이 10만5000주로 가장 많고 우리투자증권 8만5000주, 삼성증권 6만주, 신한금융투자·KB투자증권 1만3000주, 하나대투증권 1만2000주 순이다.
공모가는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5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며 공모가 기준으로 제일모직의 시가총액은 7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공모주 청약은 11일까지 진행된다.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해당 증권사의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인터넷을 통해 청약에 참여할 수 있다.
이경민 대우증권 이사는 "초저금리 시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출을 받아서까지 청약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많다보니 아무래도 청약 첫날 보다는 하루라도 이자부담을 줄이고, 청약 경쟁률을 어느 정도 확인한 내일 오후 청약이 더 집중적으로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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