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수형 ELS는 평균 상환 수익률이 6%를 넘고 발행액도 전체 ELS 중 95%를 차지하면서 저금리·박스권 장세에서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반면 종목형 ELS는 평균 상환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발행액도 갈수록 줄어들면서 ELS 전성시대의 어두운 반쪽 얼굴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6조9749억원 규모 ELS가 신규 발행되면서 연초 이후 누적 ELS 발행액이 54조7467억원까지 늘었다. 불과 10개월 만에 사상 첫 연간 50조원 발행 기록을 세운 것이다. 앞서 2012년엔 46조1898억원, 2013년에는 42조7601억원 규모로 ELS가 각각 발행된 바 있다.
ELS 발행이 늘어난 것은 박스권 장에서도 연 5~10% 수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스텝다운(Step-Down)형’ ELS는 3년 만기 동안 기초자산 주가가 가입 시점 대비 보통 50~60% 미만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정해진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올해 발행된 ELS는 대부분 지수형 ELS다. 지수형 ELS는 코스피200이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 등 국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말한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발행된 지수형 ELS는 51조8088억원으로 전체 발행액 중 94.6%를 차지했다.
수익률도 괜찮다. 올해 상환된 지수형 ELS(공모 원금 비보장 기준) 평균 수익률은 6.4%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월간으로 따졌을 때 한 번도 평균 수익률이 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지수형 ELS는 대부분 만기가 3년이지만 4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이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상환 수익률은 대략 1년 평균 수익률로 보면 된다.
곽상준 신한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금액으로 따졌을 때 지수형 ELS 투자 수요가 가장 많다”며 “지수형 ELS는 원금 비보장이라고 해도 실제 손실 확률이 매우 낮은 반면 연 5~8% 정도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수형 ELS가 국민 재테크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종목형 ELS는 상당수 투자자에게 원금 손실이라는 아픈 기억을 남기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환된 종목형 ELS 평균 수익률은 -2.1%로 집계됐다. 1~7월 7개월 연속 월평균 상환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기대하고 가입하지만 실제로는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셈이다.
그렇다면 종목형 ELS가 이처럼 ‘배신’ 코드로 전락한 이유는 뭘까. 종목형 ELS도 기본적인 상품 구조는 지수형 ELS와 같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2~3개 종목 주가가 만기 동안 가입 시점 대비 50~6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 연 10~15%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개별 종목의 높은 변동성에 있다. 에쓰오일·LG화학·현대중공업 등 정유·화학·조선업종 주요 종목들 주가가 2~3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이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상당수 종목형 ELS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 주가가 한국전력 용지 매입과 엔화 약세로 급락하면서 자동차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에서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종목형 ELS에서 원금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전체 ELS 시장에서 종목형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공모상품 기준 2011년 27%였던 종목형 ELS 발행 비중은 2012년 18%, 2013년 10%, 2014년 5%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종목형 ELS 누적 발행 규모는 지수혼합형을 포함해도 채 3조원이 되지 않는다.
한편 ELS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짐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는 이날부터 인터넷 홈페이지(dis.kofia.or.kr)에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상품에 대한 청약정보 공시를 시작했다. 이번주 청약이 예정된 ELS 42건은 모두 지수형 ELS로 나타났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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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6조9749억원 규모 ELS가 신규 발행되면서 연초 이후 누적 ELS 발행액이 54조7467억원까지 늘었다. 불과 10개월 만에 사상 첫 연간 50조원 발행 기록을 세운 것이다. 앞서 2012년엔 46조1898억원, 2013년에는 42조7601억원 규모로 ELS가 각각 발행된 바 있다.
ELS 발행이 늘어난 것은 박스권 장에서도 연 5~10% 수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스텝다운(Step-Down)형’ ELS는 3년 만기 동안 기초자산 주가가 가입 시점 대비 보통 50~60% 미만으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정해진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올해 발행된 ELS는 대부분 지수형 ELS다. 지수형 ELS는 코스피200이나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유로스톡스50 등 국내외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말한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발행된 지수형 ELS는 51조8088억원으로 전체 발행액 중 94.6%를 차지했다.
수익률도 괜찮다. 올해 상환된 지수형 ELS(공모 원금 비보장 기준) 평균 수익률은 6.4%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서 진가를 발휘했다. 월간으로 따졌을 때 한 번도 평균 수익률이 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지수형 ELS는 대부분 만기가 3년이지만 4개월이나 6개월 단위로 조기상환이 많이 이뤄지기 때문에 상환 수익률은 대략 1년 평균 수익률로 보면 된다.
곽상준 신한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금액으로 따졌을 때 지수형 ELS 투자 수요가 가장 많다”며 “지수형 ELS는 원금 비보장이라고 해도 실제 손실 확률이 매우 낮은 반면 연 5~8% 정도로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수형 ELS가 국민 재테크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종목형 ELS는 상당수 투자자에게 원금 손실이라는 아픈 기억을 남기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환된 종목형 ELS 평균 수익률은 -2.1%로 집계됐다. 1~7월 7개월 연속 월평균 상환 수익률이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기대하고 가입하지만 실제로는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셈이다.
그렇다면 종목형 ELS가 이처럼 ‘배신’ 코드로 전락한 이유는 뭘까. 종목형 ELS도 기본적인 상품 구조는 지수형 ELS와 같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2~3개 종목 주가가 만기 동안 가입 시점 대비 50~60%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 연 10~15%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개별 종목의 높은 변동성에 있다. 에쓰오일·LG화학·현대중공업 등 정유·화학·조선업종 주요 종목들 주가가 2~3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이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상당수 종목형 ELS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 주가가 한국전력 용지 매입과 엔화 약세로 급락하면서 자동차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에서도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종목형 ELS에서 원금 손실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늘면서 전체 ELS 시장에서 종목형 비중은 갈수록 줄고 있다. 공모상품 기준 2011년 27%였던 종목형 ELS 발행 비중은 2012년 18%, 2013년 10%, 2014년 5%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종목형 ELS 누적 발행 규모는 지수혼합형을 포함해도 채 3조원이 되지 않는다.
한편 ELS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짐에 따라 금융투자협회는 이날부터 인터넷 홈페이지(dis.kofia.or.kr)에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 상품에 대한 청약정보 공시를 시작했다. 이번주 청약이 예정된 ELS 42건은 모두 지수형 ELS로 나타났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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