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05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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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 영업정지에 따른 마케팅 위축에 증권사가 울었다. 주요 증권사 투자금융(IB) 사업부문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던 이른바 '단말기할부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이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단말기할부채권 ABS 규모는 총 2조59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까지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 규모가 청 3조997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규모가 35.1% 줄었다.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가 전체 ABS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었다. 단말기할부채권 ABS 시장은 지난해 10조원에 가까운 9조9420억원이 발행되면서 절정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ABS 발행액 20조1200억원 가운데 절반을 차지할 만큼 ABS 시장에서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전체 발행된 ABS(8조7440억원) 중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9% 수준까지 하락했다.
ABS는 구조화증권 중 하나다. 회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이나 매출채권 부동산 등 자산을 근거로 자산을 현금화하는 금융기법이다. 단말기할부채권 ABS 유동화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업자가 고객에게 단말기를 할부로 판매하고 미래에 받을 금액을 증서(채권)으로 만들어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즉, 통신사가 미래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금액을 현재 시점으로 당겨오는 형태다.
올해 들어 단말기할부채권 ABS가 급감한 이유는 통신사가 삼성전자·LG전자·팬텍 등 단말기 제조업체로부터 사들이는 단말기 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통신사들이 불법 보조금을 내세워 출혈 경쟁에 나서는 현상을 바로잡기 위해 강도 높은 제재에 나선 영향이 크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3월부터 지난 5월말까지 통신사 영업정지를 실시했다. 이후 통신사들은 신규가입자 모집과 기기변경 등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단말기유통법이 통과되면서 번호이동과 기기 변경 건수가 구조적인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단말기유통법은 이동통신사가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해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건당 최대 3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로 재미를 봤던 증권사들은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단말기할부채권 ABS 발행 수수료는 10bp(1bp=0.01%) 내외로, 일반 회사채 대표주관 수수료(인수 수수료) 20bp~30bp 보다는 낮다. 그러나 카드채 등 금융채 수수료(5bp 수준)보다는 높고, 발행 물량도 커 증권사 입장에서는 짭짤한 수익원이었다.
올해 들어 ABS 발행량이 크게 줄었고 증권사 채권발행 부서들이 일반 회사채보다는 캐피탈 등 금융채 중심으로 실적을 쌓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익은 전년과 비교해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투자와 KB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관련 시장에서 재미를 봤던 증권사들은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단말기할부채권 규모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증권사들 관련 '딜(Deal)'을 따내는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총 1조6160억원 단말기할부채권 ABS를 주관했던 KDB대우증권은 올해까지 2865억원을 주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각각 2조8610억원과 2조8455억원과 규모 주관 기록을 세웠던 KB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도 올해까지 7859억원과 8110억원 규모 단말기할부채권 ABS를 주관해 발행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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