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유럽연합(EU)을 제치고 다시 한국의 '최대 큰 손'에 복귀했다. 한국 증시에 매력을 느낀 미국 투자자들이 지난해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투자는 2744억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31억달러가 증가했다. EU 지역의 대한국 투자(2705억달러)도 27억3000만달러가 늘어났지만 미국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EU는 2006년 이후 2011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한국에 대한 '큰 손' 자리를 지켜왔는데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가 커지고,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도도 상승하면서 지난해 미국이 다시 추월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국의 증시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주식투자를 중심으로 미국 투자가들의 대한국 투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과 EU의 투자가 늘어난 데 반해 일본과 동남아는 전년도 비해 투자규모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투자는 854억달러로 2012년에 비해 20억달러가 줄었고, 우리나라에 대한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는 1595억원으로 31억달러가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는 496억달러로 2012년 342억달러에 비해 무려 45%가 증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해외 주식투자 가운데 미국 비중이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전체 해외 주식투자(1235억달러) 가운데 미국의 비중은 40.2%로 2002년 대외투자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증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한국투자가들이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렸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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