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9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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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75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대표 주관회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 작업에 착수했다.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권과 영구교환사채(EB) 형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한국가스공사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 부채비율을 감소시키는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를 줄이는 쪽으로 방침을 정하면서 공기업들은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면서 자금조달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 중이다. 공기업들은 이번 한국가스공사 영구채권 발행 움직임에 이목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는 영구채권과 영구EB 발행 실무를 담당할 대표 주관회사로 우리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우증권과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증권사들이 제안한 발행조건을 토대로 본격적인 발행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영구채권은 형식상은 채권(부채)이지만 회계처리상 자본으로 인정이 가능하다. 정해진 만기가 없고, 회사 청산 시 채무 상환 순위가 일반 채권보다 뒤쳐진다는 점에서 채권 투자자보다는 지분(자본) 투자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영구채권을 발행하면 외부 자금을 자본으로 조달하면서 회계상 재무구조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는 영구EB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형태다. 교환사채(EB)는 일정 기간 이후 채권자 요구에 따라 채권과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이다. 한국가스공사는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 467만주(시가 약 3000억원)를 기초로 영구EB 형태 자금조달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가스공사 부채비율을 388.8%다. 이번 영구채와 영구EB 발행 이후 부채비율은 350%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가스공사가 대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이후부터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감축 정책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저장시설 확충과, 미얀마 가스전 공사 등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이 계속 필요한 상황이다.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이 같은 대규모 시설 투자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신종자본증권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공공기관과 공기업들도 이번 가스공사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부채감축과 자금조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눈과 귀를 집중하고 있다.
가스공사가 해법을 찾을 경우 지방공기업과 에너지공기업 등 부채비율이 높은 공공기관들도 줄줄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게 IB업계 전문가들 시각이다.
정부는 올해 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목표로 공공기관 부채비율을 200%로 낮추라고 지시한 상태다. 정부가 지정한 부채 과다 공공기관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등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총 부채는 141조원 규모로, 부채를 총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인 부채비율은 464%에 달한다. 부채감축 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철도공사 부채비율도 433.9%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전력도 부채비율이 200% 이상으로 재무건전선 개선 작업이 필요한 상태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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