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데 대해 중국의 수출 부진에 따른 우려보다는 간밤 미국 증시의 하락에 동조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의 하락은 중국 지표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중국 수출 지표는 이미 전일 오전에 발표돼 주가에 기반영된 상황인데다가 홍콩 수출을 제외하면 오히려 증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해관총서는 전일 중국의 지난 3월 수출이 1701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6.6% 줄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4.8%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번 중국의 수출 감소는 대 홍콩 수출이 지난해 대비 43.6% 감소한 점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원은 "홍콩을 제외한 중국의 3월 수출은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다"며 "홍콩을 제외한 다른 주요 시장에서 중국 수출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 증시에 큰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 증시는 전일 나스닥 시장에서 그간 상승을 이끌었던 바이오테크놀로지 종목이 크게 떨어지는 등 미국 증시가 폭락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전일 나스닥 지수는 3.1% 떨어지며 약 2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는 "미국 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면서 "미국 증시의 경우 그간 지나치게 오르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었던 것도 하락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다른 연구원도 중국 부진보다는 수급과 그간 코스피의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지수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13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서고 최근 코스피가 2000을 넘어 단기 상승을 보이며 차익 실현 매물이 등장한 점이 지수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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