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미국 테이퍼링 실시 이후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 움직임이 작년과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 누적 등으로 테이퍼링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도, 인도네시아는 선전하고 있는 반면 신흥국 내 차별적인 우위를 강조해 온 한국과 대만은 주가와 외국인 수급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6~8월 주식시장에서 32억7700만달러에 달하는 강한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테이퍼링이 실제 시작된 올해는 지난 7일까지 2억3200만달러 순매수다. 인도 역시 같은 기간 35억6700만달러 순매도에서 올해는 1억500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월 말 추가 테이퍼링 결정으로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 강한 조정을 받은 가운데 이달 들어 인도네시아와 인도 증시는 각각 1.08%, -0.67% 움직이는데 그쳤다.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 2월 외국인 순매도가 각각 11억4900만달러, 22억5300만달러에 달하고 주가도 1% 가까이 빠진 것에 비하면 훨씬 나은 성적표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대만은 춘제 연휴 이후 22억달러가 넘는 대량 외국인 순매도를 보였는데 이는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대"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떠난 외국인 자금이 작년처럼 국내 증시에 대거 유입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7%에 달하고, 12월에는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15억2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인도는 지난해 1~2분기 월평균 160억달러 무역수지 적자에서 작년 말에는 100억달러 적자 수준으로 축소됐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지난해 27% 평가절하돼 수출경쟁력이 회복됐고 올해 들어 테이퍼링에도 외국인 수급과 주가 모두 안정을 보이고 있다"며 "루피아화가 크게 절상되지 않는다면 경제체질 개선으로 작년과 달리 외국인 이탈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도 올해 들어 정치적 혼란에 외국인이 6억6000만달러 순매도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 예정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집행 등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이처럼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체질이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 외국인 유입은 작년 같은 반사효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진한 기업 실적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회복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돼야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6~8월 주식시장에서 32억7700만달러에 달하는 강한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테이퍼링이 실제 시작된 올해는 지난 7일까지 2억3200만달러 순매수다. 인도 역시 같은 기간 35억6700만달러 순매도에서 올해는 1억5000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월 말 추가 테이퍼링 결정으로 선진국과 후진국 모두 강한 조정을 받은 가운데 이달 들어 인도네시아와 인도 증시는 각각 1.08%, -0.67% 움직이는데 그쳤다.
한국과 대만 증시에서 2월 외국인 순매도가 각각 11억4900만달러, 22억5300만달러에 달하고 주가도 1% 가까이 빠진 것에 비하면 훨씬 나은 성적표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대만은 춘제 연휴 이후 22억달러가 넘는 대량 외국인 순매도를 보였는데 이는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최대"라고 밝혔다.
이에 금융투자업계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을 떠난 외국인 자금이 작년처럼 국내 증시에 대거 유입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5.7%에 달하고, 12월에는 2011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15억2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인도는 지난해 1~2분기 월평균 160억달러 무역수지 적자에서 작년 말에는 100억달러 적자 수준으로 축소됐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지난해 27% 평가절하돼 수출경쟁력이 회복됐고 올해 들어 테이퍼링에도 외국인 수급과 주가 모두 안정을 보이고 있다"며 "루피아화가 크게 절상되지 않는다면 경제체질 개선으로 작년과 달리 외국인 이탈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도 올해 들어 정치적 혼란에 외국인이 6억6000만달러 순매도를 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 예정된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집행 등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이처럼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체질이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 외국인 유입은 작년 같은 반사효과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진한 기업 실적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는 당분간 회복하기 힘들 전망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본격화돼야 외국인의 강한 순매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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