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90명을 상대로 보증금 62억 원을 가로채고 미국으로 도피한 전세 사기범 부부의 얼굴이 공개됐습니다.
미국 연방 이민세관국(ICE)은 최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19일 한국으로 송환된 40대 남 모 씨와 최 모 씨 부부 추방 당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은 사기 혐의로 한국에서 수배됐고, ICE 집행송환 작전팀 시애틀 사무소를 통해 체포됐습니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2019년 4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대전시 일대에서 다가구주택 11채를 매수한 후 이른바 ‘깡통전세’ 사기를 설계했습니다.
이들은 전·월세 계약 희망자 90명을 상대로 전세 보증금을 충분히 반환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62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2022년 8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틀랜타에는 남 씨 언니가 거주하고 있었고, 애틀랜타 고급 주택가에 살며 아이들을 펜싱 클럽에 보내는 등 풍족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기관과 당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들 부부는 애틀랜타에서 시애틀로 도주해 도피 생활을 이어갔지만, 남 씨 언니에 대한 신상 정보 등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꼬리가 밟혔습니다.
한국 경찰청은 지난해 12월 국제형사경찰기구에 이들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인터폴은 곧바로 수배를 발령했습니다.
적색수배 발령 후 미국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과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등이 한국 당국과 공조해 이들의 신병 확보에 나섰습니다. 연방 국토안보부는 이들에게 발급된 J1(문화교류) 비자를 전격 취소했습니다.
경찰은 거주 지역 첩보를 입수해 미국의 추방 담당 기관인 집행·퇴거운영국(ERO)에 긴급 공조를 요청했고, 2개월간 잠복 끝에 피의자들을 검거했습니다.
이후 연방 이민법원은 이들 부부에게 지난해 11월 자진 출국 명령을 내렸고, 부부는 지난달 ERO 시애틀팀과 한국 관계자들의 호송 아래 한국으로 송환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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