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엿듣는 '시리'?…애플 "마케팅에 사용된 적 없어"

애플이 아이폰 등에 탑재된 음성 비서 시리(Siri)를 통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몰래 수집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시리 데이터를 마케팅에 사용한 적도, 타인에게 판매한 적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애플은 오늘(8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시리 데이터는 마케팅 프로파일 구축에 사용된 바가 전혀 없다”며 “어떤 목적으로도 결코 타인에게 판매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19년 제기된 ‘3자 그레이딩’(3자 개인정보보호) 문제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 (미국 집단소송 재판부에) 합의안을 낸 것”이라며 “개인정보 보호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애플은 지난 3일(현지 시각) 시리가 이용자의 사적 대화를 엿들었다는 이유로 제기된 집단 소송을 종결하기 위해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합의금 규모는 총 9,500만 달러(약 1,400억 원)에 달합니다.

애플은 2019년 시리를 통해 녹음 내용을 청취한다며 미국에서 제기된 소송이 이미 해소된 만큼 이번에도 그와 같은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리 데이터가 광고주에게 절대 공유되지 않으며 이 소송뿐 아니라 다른 어떤 곳에서도 이 데이터를 활용해 타깃 광고를 제공한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입니다.

애플은 시리가 오프라인으로 활용 가능한 학습을 가능한 한 많이 하도록 설계됐으며 AI 모델인 애플 인텔리전스 또한 사용자 요청 사항을 저장하거나 애플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시리에 요청한 내용을 시리 학습에 사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경우에도 오디오 샘플 청취는 애플 직원에게만 허용되며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시리를 호출했다고 판단되면 녹음 자료는 삭제할 예정입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