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베네치아, 결단 내렸다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는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내년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최대 10유로(약 1만4,300원)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현지시각 어제(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마다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곤돌라 노 젓기 대회인 '레가타 스토리카'나 가톨릭 축일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료는 "가장 중요한 주말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인구 5만 명에 불과한 베네치아에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32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습니다.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집값이 오르고 생활 물가가 치솟아 원주민들은 점차 베네치아를 떠나고 있는데, 1961년 13만 명 이상이었던 인구는 지난해 8월에는 5만 명 미만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에 베네치아 당국은 2018년 관광객 유입을 줄이기 위해 입장료 징수 조례안을 만들었는데 그해 대홍수 피해로 계획을 연기했고, 이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시행이 거듭 연기됐습니다.

계속 지연되던 입장료 징수 방안은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되는 듯 했지만, 요일과 시간에 따라 부과되는 3∼10유로의 입장료를 누가 면제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혼선이 빚어지면서 입장료 징수 계획은 또다시 좌초됐습니다.

특히 베네치아 당국은 당일치기 여행객이 도시 방문을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2022년 말까지 준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웹사이트 개설은 늦어졌고, 결국 입장료 징수 계획은 2024년으로 연기됐습니다.

브루냐로 시장은 "내년에 베네치아 방문을 예약하는 관광객은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며 "박물관을 예약 방문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김가은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ke399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