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배임'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구속…"증거인멸 우려"

100억 원대 배임과 허위 광고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검찰에 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어제(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홍 전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홍 전 회장은 상장법인인 남양유업을 운영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거래 중간에 불필요하게 끼워 넣어 회사에 100억 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납품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수십억 원을 수수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이용하거나 납품업체 대표를 회사 감사로 임명한 뒤 급여를 되돌려 받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납품업체 공급단가를 20% 높여 리베이트를 받은 정황을 포착하는 등 홍 전 회장의 횡령과 배임수재 혐의액을 각각 수십억 원 수준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또 홍 전 회장이 '불가리스' 유제품에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허위 광고하는 데에도 가담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습니다.

코로나19 예방 효과와 관련된 홍보 형식이 홍 전 회장의 지시로 당초 사내 발표회에서 기자 초청 심포지엄으로 바뀌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허위 광고 의혹이 불거지자 홍 회장이 이러한 지시가 담긴 휴대전화 2∼3대를 한강에 버리라고 지시했다는 실무진 진술을 확보해 증거인멸 교사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검찰은 홍 전 회장이 동생의 광고회사에 돈을 빼돌린 혐의, 사촌 동생을 납품업체에 위장 취업시켜 허위 급여를 타낸 혐의 등도 영장 청구서에 적시했습니다.

남양유업연구소장 재직 당시 차명 법인을 만들어 납품업체들로부터 거래 대가로 약 50억 원을 가로채는 등 배임수재 혐의로 홍 전 회장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박 모 씨도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장동건 기자 notactor@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