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감 美농구선수 그라이너 석방…러시아 무기상과 맞교환

美, 순순히 '죽음의 상인' 풀어줬다…"푸틴에 대한 선물" 비판

대마 밀수 혐의로 러시아에 수감중이던 유명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리너'가 미국에서 복역중이던 러시아 무기상과의 맞교환 방식으로 풀려났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에 수감 중이던 그라이너가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을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해왔다. 힘들고 치열한 협상이었다"며 "그를 석방하기 위해 지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행정부 직원들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은 그라이너 석방을 위해 '빅토르 부트'를 러시아로 돌려보냈습니다. 부트는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불법 판매한 혐의로 2012년 미국에서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이에 미국 일각에서는 부트의 석방이 '악명 높은 범죄자 석방'의 단적인 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 입장에서 너무나 멍청하고 비애국적인 수치"라고 했고,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도 "이것은 블라디미르 푸틴에 대한 선물이고, 미국인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브리트니를 돌려받는 유일한 방안은 러시아 국적자 부트 석방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다른 모든 대안을 시도해봤다"고 피력했습니다.

그라이너와 교환한 러시아 무기상 / 사진=연합뉴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오랜 기간 부트의 석방에 대해 미국과 협상했다"며 "미국이 부트를 교환 계획에 포함하는 데 대한 대화를 극구 거부했지만 러시아는 동포를 구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라이너는 올해 2월 휴가를 마치고 러시아에 입국하다가 마약 밀반입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지병 치료를 위해 합법적으로 의료용 대마초를 처방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급하게 짐을 싸다 실수로 이를 넣었을 뿐 법을 어길 의도는 없었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러시아 법원은 올해 8월 그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습니다.

[선예랑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nyehr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