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109일째인 12일(현지시간) 상당수 국가가 여전히 러시아산 에너지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00일 동안 화석 연료 수출로 러시아가 930억유로(125조원)을 벌었다는 보고서가 나온 것이다.
핀란드의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부터 6월 3일까지 원유·가스·석탄 등 화석연료 수출로 얻은 수입을 추정한 보고서를 이날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에너지 수출로 하루 평균 9억3000만유로(1조2500억원)을 벌어 러시아의 일일 전쟁 비용으로 추정되는 8억4000만 유로(1조1300억원)을 충당하고도 남았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 세계가 각종 금융제재를 시행하고 에너지 자립을 강조했지만 정작 유럽연합(EU)은 이 기간 러시아로부터 약 930억 유로의 61%에 해당하는 570억유로(76조7700억원) 상당의 화석 연료를 수입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126억 유로), 독일(121억 유로), 이탈리아(78억 유로), 네덜란드(78억 유로), 터키(67억 유로), 폴란드(44억 유로), 프랑스(43억 유로), 인도(34억 유로) 등이다.
한국은 인도 다음으로 수입 액수가 많았다.
다만 세계 각국이 구매 중단에 본격 동참하기 시작한 5월에는 전체 수입량이 전쟁 전과 비교해 약 15% 감소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국가는 미국이 100%로 아예 수입을 중단했고 스웨덴(99%), 리투아니아(78%), 이집트(69%) 등 순이다. 일본(50%)과 한국(14%)도 수입을 줄였다.
그러나 화석연료 수요가 증가한 덕분에 러시아의 평균 수출가격은 작년보다 60% 늘었다고 CREA는 설명했다.
인도, 프랑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는 오히려 수입을 늘렸다.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는 현물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다.
이에 대해 CREA는 현물시장 거래는 과거에 체결한 계약을 이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발적 구매라고 지적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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