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15세 소녀가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부상을 당한 주민들을 차에 태우고 대피한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7일(현지시간)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6일 텔레그램을 통해 루한스크주 포파스나에 사는 리사 체르니셴코라는 소녀가 5일 러시아군의 공격을 피해 성인 남성 3명과 또 다른 여성을 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포파스나는 돈바스 내 격렬한 교전이 펼쳐진 곳 중 하나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대피 도중 러시아군이 쏜 포탄에 운전자를 포함한 남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결국 운전 면허도 없는 이 소녀는 차를 몰았다.
우크라이나에서는 18세 이상부터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소녀는 지뢰가 깔려 있는 곳을 지나야 했다. 중간에 러시아군 총격을 받으면서 체르니셴코는 다리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총격 당시 차의 엔진이 꺼지기도 했지만 소녀는 운전대를 놓지 않았다.
체르니셴코는 "면허증이 없지만 긴급 상황이기 때문에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체르니셴코는 다친 다리로 약 32km를 운전했고 러시아군의 포화속을 벗어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에 발견돼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병원에 이송된 이들은 모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체르니셴코가 구한 이들은 가족이 아니었다. 소녀는 7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포파스나에서 대모와 함께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FP통신은 8일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한 학교에 포격을 가해 민간인 60여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 화상회의에서 러시아가 포격 대피처로 쓰이던 루한스크 지역 내 빌로호리우카 마을의 학교를 폭격해 민간인 6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승절인 9일을 앞두고 주말동안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지역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희생자들은 포격을 피해 일반 학교 건물에 숨었지만 러시아는 그 건물에도 공격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도 러시아어로 방송되는 커런트타임 TV에 폭격 소식을 전하면서 러시아 항공기가 학교에 폭탄을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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