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 A 씨 확진 후 영사관에 수차례 문의…돌아온 답변은 대부분 "모른다"
상하이에 대한 대규모 봉쇄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의 한 격리 시설에서 강제 격리 중인 한국 교민이 상하이 영사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습니다.상하이에 거주하는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 씨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중국에서 격리 중 확진, 격리 시설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 등에 처했을 때 영사관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발열과 인후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했던 A 씨는 지난 5일 중국 현지 핵산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후 상하이 영사관에 후속 조치와 관련해 문의했지만 어떠한 대책이나 방안도 제공 받지 못했습니다.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도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타이레놀 등 치료 약품을 구할 길이 없었던 A 씨는 또다시 영사관에 약품 구매처 등을 문의했지만, 이때도 영사관은 A 씨의 상황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중국어로 충분히 현지에서 소통이 할 수 있지만 몸이 아픈 상태에서 혼자 격리되자 오직 영사관만 생각났다”며 “하지만 영사관에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을 때 받은 답변은 ‘약은 우리도 구할 수 없다, 우리도 격리 중이다’는 대답 뿐이었다”고 했습니다.
이후 중국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격리 시설로 이동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은 A 씨는 격리 시설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이에 수차례에 걸쳐 상하이 영사관에 연락했습니다.
A 씨는 영사관 담당자에게 ‘외국인 격리에 대해서 어떤 지침이 있느냐’, ‘확진받은 외국인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 ‘한국인 확진자, 격리자에 대한 통계가 있느냐’, ‘격리 시설로 안갈 경우 법적인 조치가 있느냐’ 등을 차례로 문의했지만, 이러한 물음에 돌아온 건 모두 "모른다"는 답변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됐습니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0여 일이 지난 15일 A 씨는 항원검사 자가키트를 통해 음성 확인을 받았지만, 중국 관리본부가 그를 격리시설에서 강제 이동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입니다.
이 당시 상하이는 외국인의 격리 시설 이동에 대해 각 아파트 단지와 구역마다 기준이 달라 A 씨가 가진 정보는 거의 전무한 상태였습니다. 특히 A 씨는 지난 15일 자가 진단 키트를 통해 이미 음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양성 확진자들이 다수 모여 있는 격리 시설로 이동하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 때문에 A 씨는 격리 시설로 강제 이송 되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상하이 영사관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도 영사관에게 받은 답은 “격리 시설로 가야 하는 것이 현지 방침이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A 씨는 지난 19일 오후 1시에 격리 시설로 강제 이동된 뒤 지금까지 양성 판정 후 증상이 심각한 환자들과 경미한 증세의 환자들이 모두 한 곳에 격리된 상하이 소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밀집해 격리하고 있습니다.
그는 “(영사관은)도움을 주려는 제스처도, 도우려는 척도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현지 주민들이 외국인인 나의 상황과 관련해 영사관에서는 어떤 피드백이 있는지를 문의할 정도였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A 씨가 현지 소식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상하이 교민들의 불안한 상황을 제보하자, 그 이후부터 상하이 영사관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9일부터 기자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는데, 20일에는 영사관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매우 적극적으로 전화와 안부 문자가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이 말을 왜 격리 시설로 강제 이동되는 당일에는 하지 못했는지 궁금하다”면서 “더 이상 상하이 영사관과 연락하고 싶지도 않고, 도움은 더더욱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A 씨는 이번 사태에 대한 영사관의 책임을 묻고자 해당 사연을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게재했습니다. 해당 청원은 오늘(21일) 오후 6시 27분 기준 2141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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