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드러난 테슬라의 품질 불량 문제가 결국 미국 본토로 불똥이 튀었다.
미국 규제당국이 테슬라 전기차의 앞바퀴 완충장치(서스펜션)를 둘러싸고 수 년간 제기된 소비자 민원을 토대로 11만5000대에 이르는 테슬라 차량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이날 테슬라 차량 품질 이슈와 관련해 사전 점검 성격의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상 차종은 2015~2017년 제작된 모델S와 2016~2017년 생산품인 모델X 등이다.
NHTSA는 해당 생산년도 차량에 대해 총 43건의 소비자 민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테슬라는 2017년 2월 완충장치 관련 서비스 공고를 실시한 적이 있다. NHTSA는 당시 서비스 공고에서 테슬라가 밝힌 프론트 링크 부품의 낮은 강성과 소비자 민원 간 연관성 등을 검토한 뒤 전면적 리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전 점검 조사 직전 테슬라는 모델X와 모델Y 9500대를 자진 리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테슬라가 밝힌 결함 이슈는 다소 황당하게도 고난도 기술이 집약된 기술 파츠가 아닌 지붕과 볼트 결함이었다.
또 지난달에는 중국에서 조립한 모델S와 모델X 5만대를 서스펜션 불량으로 자진 리콜한다고 밝혔다.
이번 NHTSA 점검 조사는 당시 중국 규제당국과 소비자들을 의식해 테슬라가 리콜에 돌입한 것과 달리 미국 본토에서 자국 소비자를 상대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사전 점검 조사를 공표해 테슬라를 상대로 자진 리콜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게 자동차 업계 평가다.
미국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지난 19일 미국 내 자동차 소유주 30여만 명을 대상으로 26개 차량 브랜드의 소비자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테슬라가 꼴찌에서 둘째인 2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소비자 신뢰도 평가 100점 만점에서 29점을 받는 데 그쳤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독일, 일본, 이탈리아 등 세계적 자동차 기업 제품이 한 데 모이는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점과 다양한 차종을 경험하며 직접 수리·정비 문화가 발달된 소비자 특성 등을 고려할 때 미국 컨슈머리포트 설문 결과는 테슬라에 NHTSA 사전 조사보다 더 치욕적인 소비자 경고에 해당한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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