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29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로 추정되는 20대 남성이 성당에 들어가 시민들을 참수하고 살해했다.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오전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인 니스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발생했다.
프랑스 대테러 검찰은 범인이 오전 8시29분 성당으로 들어가 30분가량 성당 안팎에서 흉기를 휘둘렀다고 밝혔다.
튀지니 출신의 그라임 아우사위(21)로 알려진 범인은 성당지기로 일하던 55세 남성의 목을 공격해 살해하고 60세 여성을 참수했다. 44세 여성 1명도 아우사위의 공격으로 숨졌다. 이 여성은 성당 근처 카페로 달아났다가 공격을 받고 사망하기 전 만행을 외부에 알렸다. 아우사위는 날이 17㎝인 30㎝ 길이의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출동한 경찰은 오전 8시57분 총격을 가해 아우사위를 쓰러뜨렸다. 그는 병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수사당국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아우사위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프랑스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프랑스는 시리아, 이라크를 거점으로 삼아 수년 전 발호한 IS의 주요 표적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IS는 2015년 프랑스 파리에 작심하고 조직원들을 대거 투입해 동시다발 총기 난사와 폭탄 공격으로 130명 정도를 살해했다.
프랑스는 국가비상사태를 발동해 테러 감시와 예방을 위해 수년간 시민들의 자유 일부를 제한하는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절대 굴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다시 한번 공격을 받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가치, 자유, 이 땅에서 자유롭게 믿고 테러에 굴하지 않는 가능성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유럽 국가들과 이슬람권 국가들의 문화적 갈등이 부각되는 형국에 불거졌다.
교사 참수 사건에 대한 프랑스의 강경 대응 방침과 그에 대한 일부 이슬람권의 불만이 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참극의 원인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풍자도 표현의 자유"라며 "자신들의 법이 공화국법보다 우위라고 주장하는 사상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일부 지도자들이 '이슬람을 모독한다'며 독설로 대항하면서 불화가 더 심각해졌다.
중동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와 같은 아시아 국가에서도 프랑스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등이 목격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서방은 마크롱 대통령의 입장을 전폭 지지했다.
유엔은 만평, 파리 교사 참수 뒤 이어지고 있는 서방과 이슬람권의 갈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미겔 앙헬 모라티노스 유엔문명연대(UNAOC) 대표는 "만평에서 시작된 갈등과 무관용 사태를 깊이 우려한다"며 "다양한 신념에 대한 상호 존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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