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기를 높여가면서 뉴욕증시에서는 친환경 관련 주식이 올해 100%를 넘나드는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투자 눈길을 끌고 있다. 서학 개미(미국주식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바이든 테마주'가 거론될 정도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3대 재생가능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바이든 후보 인기 덕에 몇년 간의 부진을 딛고 올들어 최소 80%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후 변화 대응을 강조하는 민주당이 '그린 뉴딜'을 내세운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2조 달러(약 2294조 2000억 원) 규모 친환경 정책 돈다발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세를 밀어올린 결과다.
9일까지를 기준으로 올해 뉴욕증시에서 인베스코의 솔라 ETF는 143.5%, 퍼스트트러스트의 나스닥클린엣지 ETF는 101.1%, 블랙록의 아이쉐어즈 글로벌클린에너지 ETF는 82.2% 올라섰다. 세 ETF는 올해 들어 상승세에 접어들었는데 특히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부각된 지난 9월 급등세를 보였다. 그 결과 솔라는 2011년 이후 최고, 클린엣지는 사상최고, 글로벌클린에너지는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달리고 있다. 이는 재생에너지 분야가 바이든 후보 집권시 혜택을 입을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바이든 후보는 오는 2050년까지 미국 경제를 100% 친환경 에너지 기반으로 바꾼다는 야심찬 공약을 내세웠다. 공약 기대감 속에 개별 기업 주가도 뛰었다. 특히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 분야 희미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정유주'로 대표되는 석유 공룡 기업들은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19(COVID-19) 탓에 에너지 수요 감소 타격을 입어 내리막 길을 걷는 받면 신재생에너지는 정책 후광을 입고 상승세를 타는 식이다. 이달 엑슨모빌 시가 총액은 풍력·태양열 재생에너지 업체 '넥스테라 에너지' 시총에 밀려났다. 9일 기준 엑슨모빌 시총은 총 1468억 8900만 달러, 넥스테라 에너지는 총 1483억 1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태양광에너지 서비스 업체 솔라엣지는 올해 주가가 3배 넘게 올랐다. 지난해 말 95.09달러였던 것이 9일에는 305.35달러로 221.12% 폭등했다.
올해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포함 기업 희비도 엇갈린다. S&P 500 에너지 부문 11개 기업들 주가는 평균 49%떨어졌다. 반면 넥스테라 에너지는 27.4% 올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 대한 글로벌 투자 규모는 총 1320억 달러(약 151조 7208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불어났다.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 확률이 높아진 하반기에도 자금이 추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현 대통령)는 12일부터 플로리다 주를 시작으로 다시 현장 유세길에 나선다. 유세 하루 전날인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나는 면역이 생긴 것 같다"면서 건재함을 강조했다. 다만 8일 설문조사 업체인 '파이브써티에잇'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확률이 82.8%까지 치솟았다. 이밖에 다른 설문조사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으 10%포인트(p)이상 앞서는 식으로 승기를 올리고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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