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예고했던 9500명의 독일 주둔 미군 감축 규모를 1만2000명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CNN 보도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 같은 내용의 주독 미군 감축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주둔하고 있는 미 육군과 공군 등 3만4500명의 병력 중 28%에 이르는 9500명을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런데 이날 미국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감축 규모가 추가 확대돼 6400명을 본국으로 불러들이고, 5400명을 폴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로 전략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매체들은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1만2000명에 육박하는 이 같은 대규모 인원이 전환 배치되는 데 수 년의 기간과 수 십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감축 계획과 맞물려 독일에서 가동되고 있는 유럽연합(EU) 미국 본부도 벨기에로 이전할 것이라고 이들 매체는 전했다.
AP통신은 "주독 미군 감축 계획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에서도 러시아에 대한 선물이자 미국 안보 위협이라고 비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 계획이 실행될지 불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독일 국방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축 계획에 대해 "안보는 (쉽게 빼고 더하는) 상품이 아니다"라고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미군 기지가 자리한 바바리아·헤세·바덴 뷔르텐베르크 등 독일 내 4개 주 주지사들은 최근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밋 롬니 상원의원을 비롯해 13명의 의회 의원들에게 감축 계획을 멈춰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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