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라피티 예술가 뱅크시가 한 일반인의 요청에 따라 영국 웨일스의 포트탤벗(Port Talbot)에 남긴 크리스마스 선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BBC를 비롯한 외신은 지난주 철강 노동자의 차고 모퉁이에서 발견된 뱅크시의 그림을 보도했다. 뱅크시는 익명으로 활동하며 사회를 비판하는 그라피티를 다양한 도시에 남기며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뱅크시의 새 작품 속에는 아이가 눈을 보며 입을 벌리고 받아먹는 모습이 담겨있다. 하지만 다른 쪽 벽면에는 불이 붙은 통에서 재가 뿜어 나오는 모습이 묘사돼 있어 아이에게 떨어지는 눈은 사실 이 통에서 나오는 재라는 것을 표현했다.
그림의 다른 면에는 불이 타고 재가 날려 아이에게 향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사진 = 뱅크시 인스타그램]
외신들은 뱅크시가 포트탤벗의 환경문제를 지적한 것이라 해석했다. 철강도시인 포트탤벗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영국에서 가장 오염된 곳이라고 지적할 만큼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철강회사인 타타 철강(Tata Steel Plant)에서 검은색 재가 날아와 집과 자동차를 덮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이후 BBC보도에 따르면 뱅크시가 포트탤벗에 그림을 남긴 이유에는 한 남성의 메시지가 있었다.
포틀탤벗에 거주하는 그레이 오웬(55)이라는 남성은 지난 8월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뱅크시에게 포트탤벗의 대기오염 문제를 다뤄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공식적인 답변은 없었지만 그가 조금 큰 그림을 부탁하며 다시 메시지를 보내자 뱅크시가 감사 표현을 했다고 한다.
뱅크시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Season's greetings'이라며 새 그림의 영상을 공개한 뒤 소식을 접하게 된 뒤 오웬 씨는 "정말 훌륭하다"며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림의 위치가 알려지며 포트탤벗의 차고지에는 매일 그림을 보기 위해 2000여 명의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 또 주말동안 한 취객이 그림을 훼손하려해 경찰까지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그림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벽이 세워진 상태다. 그림 보호를 위한 이 비용들은 모두 이곳 출신인 배우 마이클 쉰이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류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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