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결혼 서약을 한 신랑 신부가 결혼식장 부근 노숙자에게 내민 작은 손길이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뉴질랜드 현지매체인 헤럴드는 지난 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내 한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 브로니아 틴덜과 파브리시오 클레멘티가 교회 부근 길가 잔디밭에 앉아 있던 노숙자에게 결혼 케이크 한 조각을 건네자 노숙자가 감동해 눈물을 흘렸다고 11일 보도했다.
신랑 신부는 결혼식을 끝내고 사진을 찍기 위해 밖으로 나오면서 맨발로 앉아 있는 노숙자에게 다가가 케이크를 건넸다.
당시 결혼식 사진을 찍던 사진사들은 부부가 노숙자에게 케이크를 건네주는 아름다운 장면을 렌즈에 담았다.
오클랜드에서 척추 지압요법사로 일하는 신부 틴덜은 결혼 케이크를 자르면서 노숙자에게도 나눠 주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신부는 자신들이 남자에게 케이크를 건네주고 몇 분 동안 함께 대화를 나누었고 남편은 그에게 담배를 건넸다고 밝혔다. 그녀는 대화 내용을 모두 기억할 수 없으나 노숙자가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신부는 그들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남자가 울음을 터뜨렸다고 사진사들로부터 전해 들었다.
그녀는 "조그만 손길이 다른 누군가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동적"이라고 밝혔다.
결혼식 사진사인 스티브 메이는 결혼식 사진사로 20여 년 일해 오면서 본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며 "한 조각의 결혼 케이크에 지나지 않았지만 실로 큰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부부가 이런 선행을 보일 수 있었던 건 두 사람이 인도주의 활동을 하며 평소에도 남을 돕는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신부는 태국에서 성매매 산업 피해자들을 도운 바 있다. 의사인 신랑도 한때 국제의료봉사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에서 일하고, 시리아와 파키스탄 출신 난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적 있다.
두 사람은 신랑 클레멘티가 의사로 일하는 로마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