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만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소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검토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재계에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수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보복이 가시화될까봐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를 포함한 미국 ‘자동차 빅3’에서부터 실리콘밸리 기술기업들에 이르기까지 중국 시장은 미국 기업들의 주된 이윤 창출처다.
지난해 GM이 판매한 996만대 중 3분의 1을 중국 소비자들이 구매했으며 GM이 거둔 순이익 97억 달러 중 20%가 중국 사업에서 나왔다. 포드의 경우 작년 세전순이익의 16%를 중국에서 거뒀다. 중장비 제조사 캐터필러 역시 수익 20%를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서 거둔다. 보잉은 중국에 보잉737 조립공장을 짓고 있다. 향후 20년간 중국의 항공기 구매 규모가 대수로는 6800대에 이르고 금액 기준으로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보잉 예상이다.
유통업체들도 중국 진출에 적극적이다.
월마트는 중국에 43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스타벅스도 250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조만간 중국 시장이 미국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캐나다·멕시코에 이어 미국의 세 번째 수출대상국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중간 교역 규모는 5990억 달러(약 698조원)에 달하며, 이중 미국 기업이 중국에 수출한 금액이 1160억 달러(약 135조원)다. 미즈호증권에 따르면 중국에 각종 제품과 서비스를 수출하는 기업들의 일자리는 67만8000개이며, 중국기업에 근무중인 미국 근로자를 더하면 중국 관련 일자리가 100만개에 달한다. 하청업체들을 고려할 경우 중국 관련 일자리 규모는 더 커진다. 미즈호증권은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폐기는 최악의 경우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애는 대가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무역 당국 관계자의 말을 빌어 중국이 독점금지법을 이용해 미국 기술 기업들에 대한 차별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9억7500만 달러의 벌금을 물린 바 있다. 앨런 디어도프 미시간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미중간 무역 분쟁이 비등점을 넘어설 경우 미국 산업계에도 큰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