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지도자의 사망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성명을 통해 “60년간 국민을 억압해온 잔인한 독재자”라며 “카스트로의 죽음은 쿠바 시민들에 희망”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어 “피델 카스트로는 상상 이상의 고통과 가난, 그리고 근본적인 인권에 대한 무시 등의 기억을 남겼다”면서 “이제 미국은 쿠바인들이 번영과 자유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는 카스트로와 쿠바에 대한 적대적인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오바마 행정부의 쿠바 국교정상화와 관련해서도 “카스트로 정권에 모든 것을 양보했다”면서 관련 협상을 뒤집을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비판적 시각으로 인해 반세기 만에 재개된 미국과 쿠바 간 상업용 정기 항공편의 운항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비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성명을 통해 “역사가 그를 판단할 것”이라며 “미국과 쿠바는 60여년간 갈등을 겪었지만 우리는 과거를 뒤로 하고 미래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피델 카스트로 타계와 관련해 쿠바에 위로 전문을 보내고 민족해방과 국가주권 보호, 사회주의 사업 건설에 바친 위대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한편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 정부는 카스트로를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하면서도 카스트로가 역사에 미친 부정적인 의미를 강조하고, 향후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애도를 표하며 “이 위대한 국가 지도자의 이름은 진실로 현대 세계사에서 한 시대의 상징이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