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리비아 국부펀드 투자유치를 위해 항공·숙박-성매매-인턴십을 묶은 초호화 로비 세트를 제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와 소송 중인 리비아 투자청(LIA)의 변호인 로조 메이스필드는 14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가 무스타파 자르티 LIA 부청장의 동생인 하이템 자르티를 대상으로 이같은 로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메이즈필드 변호인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자르티에게 두바이행 항공기 비지니스 클래스 좌석과 5성급 두바이 리츠칼튼 호텔 숙소를 제공했다. 메이즈필드 변호인은 골드만삭스가 여행 도중 1500달러(176만원) 상당의 매춘까지 준비해뒀지만 자르티가 신앙심을 이야기하며 이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자르티는 금융직군 지망 청년들의 선망의 대상인 골드만삭스 인턴십 프로그램 제의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즈필드 변호인은 자르티의 이력서를 두고 “지원과정의 첫번째 전형도 통과하지 못할 수준”이라며 골드만삭스의 인턴제의가 투자유치 목적이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골드만삭스가 2006년부터 LIA에 접촉해왔으며, 일련의 로비활동이 2008년 LIA와 골드만삭스 간 9건의 파생상품거래가 성사되는 데 영향을 끼쳤다 주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턴 제의와 파생상품거래가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로비활동을 벌이는 와중에 뒤에서는 리비아를 무시하는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즈필드 변호인은 당시 골드만삭스 부사장이었던 로렌트 라루의 이메일에 “(LIA에 투자설명을 하는 일이)사막 한가운데서 낙타와 사는 이들에게 설명하는 것 같다”라는 문구가 있었다며 “고객에 대해 이같이 말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이고 당황스러운 일”이라 지적했다. LIA가 제시한 다른 이메일에는 “LIA는 매우 단순해서 누구든지 이들을 강탈(rape)할 수 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LIA는 2008년 골드만삭스와의 거래로 인해 12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가운데, 정작 투자에 실패했던 골드만삭스는 2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다며 이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 13일 제기했다. 골드만삭스 측은 “경기 불황을 예측하지 못한 결과”라며 “대규모 투자 손해를 본 것은 골드만삭스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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