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주요 은행들이 올해 발표한 감원계획 규모가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도 금융권의 대형 정리해고가 예정돼있어 감원 분위기는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과 유럽의 11개 대형은행이 2015년 한해에만 전체 인력의 10%가 넘는 9만6900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지난 6월, 2만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최대이며, 스탠다드차타드(1만5000명)와 RBS(1만40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내년에는 영국 바클레이스, 프랑스 BNP파리바의 정리해고 정책이 발표될 전망이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3월 실적과 함께 비용절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투자은행 부문의 정리해고가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소매금융 분야에서 1000명 감원을 추진하는 BNP파리바도 내년 2월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BNP파리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낮은 이자율 탓에 매출은 줄었지만, 인력은 지나치게 많다는 평가다. 이들 은행은 인력 감축을 포함한 비용절감 정책으로 전체 지출의 10~20%를 줄일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감원이 BNP파리바와 바클레이즈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의 존 피스 애널리스트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납득할만한 수준으로 회복하기 전까지 감원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자동화로 인해 더 많은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들이 지점을 운영하는 대신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려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 메이요 CLSA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국 은행들이 정리해고한 직원 수가 유럽 은행들보다 적었지만, 내년에 더많은 해고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전했다.
미국 통계국에 따르면 보험 및 금융업계는 금융위기 이후 5년간 40만명을 해고했으며, 시장가치 기준 유럽의 30대 대형 은행도 2008~2014년에 80만명을 감원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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