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캐롯 대표는 거짓말쟁이 피노키오인가. 아니면 실권 없는 이름뿐인 대표이사인가.
부실 위기에 빠져 농구계 전체를 멘붕으로 몰아넣고 있는 캐롯의 허재 대표이사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개막을 3일 앞둔 현재 KBL은 캐롯, 아니 데이원 스포츠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기대하고 또 기뻐해야 할 현시점에서 농구 팬들은 10개 구단이 아닌 9개 구단 체제로 시즌이 진행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데이원 스포츠는 지난 7일 KBL에 입금해야 할 가입비 총 15억원 중 1/3인 5억원을 선입금해야 했다. 본래 9월 30일에 입금했어야 했지만 KBL에 연기를 요청, 받아들여져 일주일 정도 더 시간을 미뤘던 것이다.
그러나 데이원 스포츠는 7일에도 5억원을 미납, 10월 내 반드시 입금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또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KBL은 11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개최, 13일 정오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정규경기 출전을 불허하겠다는 강경책을 세웠다. 이때 이사회에 참석한 박노하 대표와 정경호 단장은 10월 31일까지 입금 일자를 미뤄달라고 또다시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데이원 스포츠를 자회사로 둔 데이원자산운용, 그리고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오리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문제를 나타냈다. 지난 6월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자금과 후원사, 운영계획 등 자료가 부족해 가입 보류 판정을 받기도 했다.
가입금 5억원 미납 사태는 이미 무너지고 있었던 데이원 스포츠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치명타였다. 단순 5억원이 문제가 아니라 만약 정해진 날짜에 입금한다고 하더라도 2023년 3월 30일에 추가 입금해야 할 10억원, 그리고 앞으로의 시즌 운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짙다.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반응에도 허재라는 이름 두 글자가 가진 파워와 믿음은 데이원 스포츠를 KBL의 10번째 식구로 맞이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농구 관계자들은 데이원 스포츠가 과연 1년에 100억원 가까이 소비해야 하는 프로 구단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허재인 만큼 일단 최소한의 신뢰를 보이는 듯했다.
허 대표는 “그동안 농구계를 떠나 있었으나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데이원이 불러줘서 기쁘다.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팀, 생각했던 부분보다 훌륭한 팀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허 대표의 현재 행보는 크게 아쉽다. 그가 한 약속을 전혀 지키지 못하고 있다. 수억원을 들여 화려한 창단식을 한 후 데이원 스포츠는 5억원이 없어 농구계의 질타를 맞고 있다. 허 대표는 스스로 “기업인이 아닌 농구인 대표”라는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현재로서는 그동안 왜 기업인이 대표를 맡아왔는지 알 수 있게끔 하는 아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KBL은 1997년 출범 이래 원년 시즌을 제외하면 20년 넘게 10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동안 숱한 위기가 있었고 최근에는 전자랜드가 구단 운영을 포기했음에도 한국가스공사라는 좋은 파트너와 함께 손을 잡으며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데이원 스포츠로 인해 역사상 첫 9개 구단 체제가 될 위기에 빠졌다.
만약 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데이원 스포츠, 그리고 캐롯이 시즌에 참가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KBL과 다른 9개 구단에 주는 피해, 그리고 소속 선수단에 주는 피해는 말도 못할 정도로 엄청나다. 최악의 경우로 이어지면 KBL은 약 20억원, 9개 구단은 각각 10억원에 가까운 피해액이 발생한다고 한다. 더불어 캐롯 소속으로 있는 선수들은 설 자리가 사라진다. 말로만 들었던 '해체 드래프트'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허 대표가 약속한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다.
물론 데이원 스포츠의 문제를 모두 허 대표에게 묻기는 힘들다. 구단 운영에 있어 재정과 선수단 운영은 분명 다르다. 허 대표는 데이원 스포츠의 재정과는 사실상 무관한 사람이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자리에 앉아 있다. 또 농구계의 대선배다. 무너져가는 농구 인기를 살리기 위해 등판한 구원투수인 줄 알았는데 무사만루, 방화를 저지르기 일보 직전이다.
최소한 11일 개최한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어야 했던 허 대표다. 자금 마련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설명했다면, 그리고 5억원 입금, 그리고 남은 10억원과 정상적인 시즌 운영에 대해 다시 한 번 약속해주는 것이 농구인으로서 그가 가질 수 있는 정말 최소한의 자세이자 예의였다. 그러나 그는 결국 침묵을 지켰다.
허 대표는 결국 거짓말쟁이 피노키오가 될까. 아니면 신뢰는 잃었지만 10개 구단 체제는 지키는 사람이 될까. 앞으로 남은 건 하루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실 위기에 빠져 농구계 전체를 멘붕으로 몰아넣고 있는 캐롯의 허재 대표이사가 아무런 역할을 못하고 있다.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개막을 3일 앞둔 현재 KBL은 캐롯, 아니 데이원 스포츠 문제로 흔들리고 있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기대하고 또 기뻐해야 할 현시점에서 농구 팬들은 10개 구단이 아닌 9개 구단 체제로 시즌이 진행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데이원 스포츠는 지난 7일 KBL에 입금해야 할 가입비 총 15억원 중 1/3인 5억원을 선입금해야 했다. 본래 9월 30일에 입금했어야 했지만 KBL에 연기를 요청, 받아들여져 일주일 정도 더 시간을 미뤘던 것이다.
그러나 데이원 스포츠는 7일에도 5억원을 미납, 10월 내 반드시 입금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또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KBL은 11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개최, 13일 정오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정규경기 출전을 불허하겠다는 강경책을 세웠다. 이때 이사회에 참석한 박노하 대표와 정경호 단장은 10월 31일까지 입금 일자를 미뤄달라고 또다시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데이원 스포츠를 자회사로 둔 데이원자산운용, 그리고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오리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문제를 나타냈다. 지난 6월 신규 회원사 가입 심사에서 자금과 후원사, 운영계획 등 자료가 부족해 가입 보류 판정을 받기도 했다.
가입금 5억원 미납 사태는 이미 무너지고 있었던 데이원 스포츠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치명타였다. 단순 5억원이 문제가 아니라 만약 정해진 날짜에 입금한다고 하더라도 2023년 3월 30일에 추가 입금해야 할 10억원, 그리고 앞으로의 시즌 운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짙다.
부정적인 시선, 그리고 반응에도 허재라는 이름 두 글자가 가진 파워와 믿음은 데이원 스포츠를 KBL의 10번째 식구로 맞이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농구 관계자들은 데이원 스포츠가 과연 1년에 100억원 가까이 소비해야 하는 프로 구단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허재인 만큼 일단 최소한의 신뢰를 보이는 듯했다.
허 대표는 “그동안 농구계를 떠나 있었으나 아무도 불러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데이원이 불러줘서 기쁘다.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팀, 생각했던 부분보다 훌륭한 팀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운영하겠다”며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했다.
그러나 허 대표의 현재 행보는 크게 아쉽다. 그가 한 약속을 전혀 지키지 못하고 있다. 수억원을 들여 화려한 창단식을 한 후 데이원 스포츠는 5억원이 없어 농구계의 질타를 맞고 있다. 허 대표는 스스로 “기업인이 아닌 농구인 대표”라는 자부심을 드러냈지만 현재로서는 그동안 왜 기업인이 대표를 맡아왔는지 알 수 있게끔 하는 아쉬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농구계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여겨진 허재 대표, 그러나 그는 무사만루 대량실점 위기에 빠졌다. 사진=KBL 제공
현재 KBL, 그리고 농구 관계자들은 진지한 자세로 9개 구단 체제까지 고려 중이다. 최악의 상황에 앞서 대처 방안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그들이다. 현실로 이뤄져선 안 되고 또 KBL 역시 10개 구단 체제 유지가 가장 좋은 일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현 사태를 벌인 데이원 스포츠를 감싸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KBL은 1997년 출범 이래 원년 시즌을 제외하면 20년 넘게 10개 구단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동안 숱한 위기가 있었고 최근에는 전자랜드가 구단 운영을 포기했음에도 한국가스공사라는 좋은 파트너와 함께 손을 잡으며 다시 일어섰다. 그러나 데이원 스포츠로 인해 역사상 첫 9개 구단 체제가 될 위기에 빠졌다.
만약 이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데이원 스포츠, 그리고 캐롯이 시즌에 참가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KBL과 다른 9개 구단에 주는 피해, 그리고 소속 선수단에 주는 피해는 말도 못할 정도로 엄청나다. 최악의 경우로 이어지면 KBL은 약 20억원, 9개 구단은 각각 10억원에 가까운 피해액이 발생한다고 한다. 더불어 캐롯 소속으로 있는 선수들은 설 자리가 사라진다. 말로만 들었던 '해체 드래프트'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허 대표가 약속한 것과는 정반대의 일이다.
물론 데이원 스포츠의 문제를 모두 허 대표에게 묻기는 힘들다. 구단 운영에 있어 재정과 선수단 운영은 분명 다르다. 허 대표는 데이원 스포츠의 재정과는 사실상 무관한 사람이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자리에 앉아 있다. 또 농구계의 대선배다. 무너져가는 농구 인기를 살리기 위해 등판한 구원투수인 줄 알았는데 무사만루, 방화를 저지르기 일보 직전이다.
최소한 11일 개최한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어야 했던 허 대표다. 자금 마련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설명했다면, 그리고 5억원 입금, 그리고 남은 10억원과 정상적인 시즌 운영에 대해 다시 한 번 약속해주는 것이 농구인으로서 그가 가질 수 있는 정말 최소한의 자세이자 예의였다. 그러나 그는 결국 침묵을 지켰다.
허 대표는 결국 거짓말쟁이 피노키오가 될까. 아니면 신뢰는 잃었지만 10개 구단 체제는 지키는 사람이 될까. 앞으로 남은 건 하루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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