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로 FA 이적한 박병호(36)는 최근 보직이 하나 생겼다. 강백호의 1루 수비 전담 코치가 그것이다.
물론 정식으로 발령이 난 것은 아니다. 박병호가 자청해서 맡겠다고 나서 성사된 일이다.
박병호는 수비 훈련 도중 틈틈이 강백호에게 자신의 1루 수비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강백호에겐 대단히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박병호는 "따져보면 한국 프로야구에는 1루수 출신 수비 코치가 없었다. 현재도 없다. 1루 수비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되고 있는데 정작 전담 코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강)백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노하우를 (강)백호에게 모두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진정 팀을 위하고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말이다. 자신을 내려 놓고 더 큰 미래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 영입후 잠시 고민에 빠졌었다. 박병호의 1루 수비를 어떻게 배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 실력만 놓고 보면 박병호가 1루수로 더 많은 출장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팀의 미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렵게 1루수로 자리 잡은 강백호가 이제 2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타며 1루수로서 정착해 가고 있는 시기다. 어렵게 자리 잡은 강백호에게 다시 외야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백호의 포지션을 건드려 타격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kt 입장에선 크나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박병호가 수비와 공격을 같이 하는 루틴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점이었다. 넥센(현 키움) 시절 수석 코치로서 박병호가 수비를 나가야 타격도 풀리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이었기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내 놓은 안이 강백호 4경기 박병호 2경기였다. 이 안을 들고 박병호와 면담을 했다. 박병호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감독의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박병호가 스스로 수비 시간을 줄일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수비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강백호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수비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적잖은 고민을 했던 이강철 감독에겐 천군만마나 다름 없었다.
이 감독은 "(박)병호가 수비를 양보하겠다고 말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박)병호도 타자로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수비를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욕심을 줄이고 팀을 위한 결단을 내려줬다. 그 덕에 고민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최근 2년 연속 0.220대 타율에 머물렀다. 20개 이상 홈런은 치고 있었지만 낮은 타율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파괴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박병호 스스로 명예 회복을 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비를 나가야 공격이 풀리는 스타일인 박병호에게 수비 출장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대단히 큰 모험이라 할 수 있다.
타격 페이스가 좋을 때라면 몰라도 스스로 반등을 해야 하는 시점에선 선뜻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kt, 나아가서 한국 야구의 미래까지 먼저 생각했다. 자신이 페이스를 다른 방법으로 조절하고 대신 강백호에게 수비 시간을 좀 더 내주는 쪽으로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그 덕에 kt는 포지션 중복에 대한 고민 없이 박병호와 강백호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박병호의 헌신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대단히 중요한 결단이었다. 팀에 큰 힘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희생이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서 자존심 보다는 책임감을 먼저 생각한 박병호. 그의 희생은 작아보일지 몰라도 그 선택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박병호의 지도로 강백호의 1루 수비 능력이 향상 된다면 한국 야구는 큰 자산을 얻게 된다. 박병호에게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물론 정식으로 발령이 난 것은 아니다. 박병호가 자청해서 맡겠다고 나서 성사된 일이다.
박병호는 수비 훈련 도중 틈틈이 강백호에게 자신의 1루 수비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강백호에겐 대단히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박병호는 "따져보면 한국 프로야구에는 1루수 출신 수비 코치가 없었다. 현재도 없다. 1루 수비의 중요성은 계속 강조되고 있는데 정작 전담 코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가 (강)백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노하우를 (강)백호에게 모두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진정 팀을 위하고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말이다. 자신을 내려 놓고 더 큰 미래의 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 영입후 잠시 고민에 빠졌었다. 박병호의 1루 수비를 어떻게 배분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비 실력만 놓고 보면 박병호가 1루수로 더 많은 출장을 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팀의 미래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렵게 1루수로 자리 잡은 강백호가 이제 2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타며 1루수로서 정착해 가고 있는 시기다. 어렵게 자리 잡은 강백호에게 다시 외야를 맡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강백호의 포지션을 건드려 타격에 영향을 주게 된다면 kt 입장에선 크나 큰 낭패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박병호가 수비와 공격을 같이 하는 루틴을 갖고 있는 선수라는 점이었다. 넥센(현 키움) 시절 수석 코치로서 박병호가 수비를 나가야 타격도 풀리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 감독이었기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내 놓은 안이 강백호 4경기 박병호 2경기였다. 이 안을 들고 박병호와 면담을 했다. 박병호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감독의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박병호가 스스로 수비 시간을 줄일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병호는 수비 시간을 줄이는 것을 넘어 강백호에게 자신이 갖고 있는 수비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적잖은 고민을 했던 이강철 감독에겐 천군만마나 다름 없었다.
이 감독은 "(박)병호가 수비를 양보하겠다고 말해줘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박)병호도 타자로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수비를 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욕심을 줄이고 팀을 위한 결단을 내려줬다. 그 덕에 고민을 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최근 2년 연속 0.220대 타율에 머물렀다. 20개 이상 홈런은 치고 있었지만 낮은 타율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파괴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박병호 스스로 명예 회복을 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것이 유리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비를 나가야 공격이 풀리는 스타일인 박병호에게 수비 출장 시간이 줄어든다는 건 대단히 큰 모험이라 할 수 있다.
타격 페이스가 좋을 때라면 몰라도 스스로 반등을 해야 하는 시점에선 선뜻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kt, 나아가서 한국 야구의 미래까지 먼저 생각했다. 자신이 페이스를 다른 방법으로 조절하고 대신 강백호에게 수비 시간을 좀 더 내주는 쪽으로 스스로 결론을 내렸다. 그 덕에 kt는 포지션 중복에 대한 고민 없이 박병호와 강백호를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박병호의 헌신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대단히 중요한 결단이었다. 팀에 큰 힘을 불어 넣을 수 있는 희생이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할 선택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서 자존심 보다는 책임감을 먼저 생각한 박병호. 그의 희생은 작아보일지 몰라도 그 선택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박병호의 지도로 강백호의 1루 수비 능력이 향상 된다면 한국 야구는 큰 자산을 얻게 된다. 박병호에게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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