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2년 연속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일각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류현진의 올시즌 성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종후보에 오를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올 시즌에서 류현진은 12경기에 선발로 나와 5승 2패, 67이닝 탈삼진 72개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다승 순위 공동 12위, 최다이닝 공동 10위, 탈삼진 공동 9위, 평균자책점 4위다.
류현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도 사이영상 후보에 뽑히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실제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댈러스 카이클(6승 2패 63⅓이닝 탈삼진 42개, 평균자책점 1.99),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크리스 배싯(5승 2패 63이닝 탈삼진 55개, 평균자책점 2.29),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7승 3패 73이닝, 탈삼진 94개, 평균자책점 2.84) 등이 그렇다.
콜은 류현진보다 승수와 이닝, 탈삼진에서 모두 앞섰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어떻게 최종후보에 들어갔을까?
여기에는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때문이다.
WAR은 대체 선수에 비교할 때 얼마나 많이 팀 승리에 기여했는지 나타내는 수치다. 야구 선수의 가치를 평가할 때 최근 가장 많이 쓰는 지표로 꼽힌다. 류현진은 올 시즌 WAR 3.0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 이 부문 2위를 차지했다. 대체선수와 비교할 때 토론토에 3승을 더 안겨줬다는 의미다. 더군다나 올해는 60경기에 불과해 3승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류현진보다 WAR이 높은 선수는 비버(3.3)뿐이다.
토론토는 정규시즌에서 32승 28패 승률 0.533을 기록했는데, 만약 토론토가 류현진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5할대 승률을 기록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사이영상 투표에서도 WAR은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
류현진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1위표 단 한 장을 얻는 데 그쳤다.
사이영상을 받은 선수는 뉴욕 메츠 제이컵 디그롬으로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했다.
승수와 평균자책점에서는 류현진의 완승이지만 WAR에서 그렇지 못했다.
디그롬은 WAR 7.6으로 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류현진은 4.8로 8위에 그쳤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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