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그는 좋은 투수고 지금 당장 블루제이스의 최고의 옵션이지만, 그는 '워크호스(workhorse)'는 아니다. 그는 진정한 1선발처럼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할 수 없다."
한 경기 망쳤더니 혹평이 쏟아진다.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스티브 필립스가 캐나다 유력 매체 'TSN'에 기고한 칼럼의 일부분으로 국내 언론에서도 앞다투어 기사화한 내용이다.
그의 말대로 토론토는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완전히 눌렸다. 선발 싸움에서 밀렸다. 류현진은 시즌 최악의 투구 내용(1 2/3이닝 7실점)을 보여줬고 팀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했다.
팀내 최고의 투수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실망스런 결말이다. 이 한 경기로 2020시즌 fWAR 팀내 1위(1.9), 최다 선발 등판(12경기)에 최다 이닝(67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가 '1선발감이 아니다'라는 비난을 들어야한다. 다저스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기대치가 컸다는 뜻이다.
그를 비난하기전에, 토론토라는 팀이 팀내 최고 투수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는지부터 생각해야한다.
류현진은 최악은 아니었지만, 최고는 아닌 상황에서 등판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7이닝 100구를 소화한 뒤 5일 쉬고 2차전에 나오는, 보통의 상식으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일정을 소화했다. 두 가지 중에 하나다. 토론토 벤치가 아무 대책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마운드를 운영했거나, 처음부터 류현진을 2차전에 낼 생각으로 이같은 계획을 세웠거나 둘 중 하나다.
전자라면 찰리 몬토요 감독과 로스 앳킨스 단장은 당장 해고당해야한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을 2차전에 내는 것은 그럴싸한 계획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계획을 세울 때는 자신의 계획이 그럴싸해보이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류현진 한 명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안겨줬다.
이번 시즌 전체가 그랬다. 류현진은 2020시즌 외롭게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갔다.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은 단축 시즌에 적응하지 못하며 리듬을 찾는데 한 시즌을 허비했다. 맷 슈메이커, 네이트 피어슨, 트렌트 손튼은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날렸다. 로스 스트리링, 로비 레이는 선발로 정착하지 못햇다. 시즌 도중 합류한 타이후안 워커가 6경기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하며 그나마 부담을 덜어줬다.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등 믿을만한 선발 투수들과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어갔던 LA다저스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이는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시즌 개막 당시에도 류현진이 1선발의 부담을 떨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는 이런 부담에 잘 대처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는 시즌을 마친 뒤에도 "메이저리그에서는 (등판하는) 순서만 다르지 (1선발의 부담감같은)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다 잘했다"고 말했다.
4년 계약의 두 번째 해를 맞이하는 2021년, 그는 조금 덜 외로울 수 있을까? 일단 후보들은 많다. 강속구 투수 피어슨은 선발진에 안착할 경우 기교파 투수인 류현진과 함께 좋은 원투펀치를 이룰 수도 있다. 로어크는 다시 162경기 시즌이 되면 다시 그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스트리플링, 손튼도 검증된 선발이다. 여기에 앤소니 케이, 토마스 해치, 줄리안 메리웨더, 패트릭 머피 등도 선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동료가 합류할 수도 있다. 앳킨스 단장은 "아주 많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2020시즌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만큼 다음 시즌도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같은 발언이 꼭 대형 FA 영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첫 해는 성공적이었다. 동시에 다음 시즌에 대한 높은 기대치도 세워졌다. 류현진이든 토론토든 이 기대치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부담을 덜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2020시즌은 그래도 60경기 단기전이었기에 홀로 짊어지고도 극복이 가능했다. 162경기 시즌은 다를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좋은 투수고 지금 당장 블루제이스의 최고의 옵션이지만, 그는 '워크호스(workhorse)'는 아니다. 그는 진정한 1선발처럼 상대 타자들을 힘으로 압도할 수 없다."
한 경기 망쳤더니 혹평이 쏟아진다.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스티브 필립스가 캐나다 유력 매체 'TSN'에 기고한 칼럼의 일부분으로 국내 언론에서도 앞다투어 기사화한 내용이다.
그의 말대로 토론토는 이번 와일드카드 시리즈 탬파베이 레이스에게 완전히 눌렸다. 선발 싸움에서 밀렸다. 류현진은 시즌 최악의 투구 내용(1 2/3이닝 7실점)을 보여줬고 팀의 마지막 경기를 함께했다.
팀내 최고의 투수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실망스런 결말이다. 이 한 경기로 2020시즌 fWAR 팀내 1위(1.9), 최다 선발 등판(12경기)에 최다 이닝(67이닝)을 소화한 선발 투수가 '1선발감이 아니다'라는 비난을 들어야한다. 다저스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그만큼 기대치가 컸다는 뜻이다.
그를 비난하기전에, 토론토라는 팀이 팀내 최고 투수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움을 줬는지부터 생각해야한다.
류현진은 최악은 아니었지만, 최고는 아닌 상황에서 등판했다. 시즌 최종전에서 7이닝 100구를 소화한 뒤 5일 쉬고 2차전에 나오는, 보통의 상식으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일정을 소화했다. 두 가지 중에 하나다. 토론토 벤치가 아무 대책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마운드를 운영했거나, 처음부터 류현진을 2차전에 낼 생각으로 이같은 계획을 세웠거나 둘 중 하나다.
전자라면 찰리 몬토요 감독과 로스 앳킨스 단장은 당장 해고당해야한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을 2차전에 내는 것은 그럴싸한 계획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계획을 세울 때는 자신의 계획이 그럴싸해보이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이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류현진 한 명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안겨줬다.
이번 시즌 전체가 그랬다. 류현진은 2020시즌 외롭게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갔다. 태너 로어크, 체이스 앤더슨은 단축 시즌에 적응하지 못하며 리듬을 찾는데 한 시즌을 허비했다. 맷 슈메이커, 네이트 피어슨, 트렌트 손튼은 부상으로 많은 시간을 날렸다. 로스 스트리링, 로비 레이는 선발로 정착하지 못햇다. 시즌 도중 합류한 타이후안 워커가 6경기 평균자책점 1.37을 기록하며 그나마 부담을 덜어줬다.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등 믿을만한 선발 투수들과 함께 로테이션을 이끌어갔던 LA다저스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이는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을 때부터 예상됐던 일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시즌 개막 당시에도 류현진이 1선발의 부담을 떨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실제로 그는 이런 부담에 잘 대처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는 시즌을 마친 뒤에도 "메이저리그에서는 (등판하는) 순서만 다르지 (1선발의 부담감같은) 그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다 잘했다"고 말했다.
4년 계약의 두 번째 해를 맞이하는 2021년, 그는 조금 덜 외로울 수 있을까? 일단 후보들은 많다. 강속구 투수 피어슨은 선발진에 안착할 경우 기교파 투수인 류현진과 함께 좋은 원투펀치를 이룰 수도 있다. 로어크는 다시 162경기 시즌이 되면 다시 그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스트리플링, 손튼도 검증된 선발이다. 여기에 앤소니 케이, 토마스 해치, 줄리안 메리웨더, 패트릭 머피 등도 선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동료가 합류할 수도 있다. 앳킨스 단장은 "아주 많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2020시즌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만큼 다음 시즌도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이같은 발언이 꼭 대형 FA 영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첫 해는 성공적이었다. 동시에 다음 시즌에 대한 높은 기대치도 세워졌다. 류현진이든 토론토든 이 기대치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부담을 덜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2020시즌은 그래도 60경기 단기전이었기에 홀로 짊어지고도 극복이 가능했다. 162경기 시즌은 다를 것이다.
페이오프피치(payoff pitch)는 투수가 3볼 2스트라이크 풀카운트에서 던지는 공을 말한다. 번역하자면 ’결정구’ 정도 되겠다. 이 공은 묵직한 직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예리한 변화구, 때로는 한가운데로 가는 실투가 될 수도 있다. 이 칼럼은 그런 글이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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