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베테랑 투수 40살 송승준은 올 시즌 1군 최저연봉인 5천만원을 받고 뜁니다.
5천만원은 인기 야구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등장하는 노장 투수 장진우를 은퇴 기로에 몰아넣었던 구단 제시 연봉액입니다.
삭감 폭은 장진우보다 송승준이 훨씬 더 큽니다. 송승준은 지난해 연봉(4억 원)에서 무려 87.5%를 삭감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28일)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이석환 신임 대표이사 취임식에서 만난 송승준은 5천만원 연봉에 대해 담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송승준은 "연봉은 구단에 백지위임 했다. 구단과 처음 연봉 협상할 때 얼마를 주든 상관없다고 말했다"면서도 "아, 이제 마이너스인데 큰일이다"고 웃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진지해진 송승준은 "한 시즌 더 야구를 할 수 있고, 선수들과 함께 뛸 기회가 왔다는 것만으로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송승준은 최동원, 윤학길, 염종석, 주형광, 손민한 등의 계보를 잇는 롯데의 프랜차이즈 에이스로 활약했습니다.
롯데에서만 107승을 거둬 윤학길(117승)에 이어 자이언츠 투수 역대 최다승 2위입니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은 하락세가 뚜렷했습니다.
2018년에 3승 4패 평균자책점 6.15에 그쳤고, 지난해에는 11경기에 등판하며 1군보다 2군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의 팀 공헌도를 고려하면 연봉 대폭 삭감은 불가피했지만, 옛 에이스로서 자존심을 따지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액수였습니다.
하지만 송승준은 돈이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그는 아직은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렇게 백의종군의 길을 택했습니다.
내일(30일) 출국하는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된 송승준은 "몸 상태는 괜찮다. 아픈 곳도 없다"며 "나도 그렇고 선수들 모두 안 다치고 캠프를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수들 모두 지난해 최하위 성적에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태다. 이런 점을 잘 기억해서 올해는 정말 달라진 모습 보여드려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송승준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기를 정해놓지 않았다. 시즌 중반이라도 이제는 안 되겠다는 판단이 들 경우 그만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캠프부터 잘 마친 뒤 어떤 자리에서든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최근에 제 몫을 못 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아무튼 스프링캠프를 잘 다녀오겠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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