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즐겁게 플레이하자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좋아진 것 같습니다.”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신본기(30)는 2019시즌 이 말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었다.
신본기는 KBO리그 최강의 유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21일까지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5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0.420이다. 더구나 실책은 제로다. 유격수로 고정된 올 시즌 신본기는 공수에서 가장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다.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신본기는 “특별한 건 없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수줍게 말했다.
신본기는 지난 시즌부터 타격에 눈을 떴다. 2012년 롯데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로 신본기가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은 2016시즌 0.309다. 그러나 이는 경찰야구단에서 전역 후 복귀해서 25경기만 뛰고 기록한 것이기에 표본이 적다. 2017시즌에는 128경기 출전해 타율 0.237을 기록했다. 그러다 2018시즌 139경기 출전 타율 0.294 11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면에서는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그래서 신본기에게 직접 물었다. 유격수로 고정된 효과가 아닌지. 올 시즌 양상문 감독이 유격수-9번타자로 그를 고정했지만, 지난 시즌 신본기는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유격수는 물론 3루수, 2루수로 꽤 많이 나왔다. 타격면에서는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웠지만, 실책은 20개나 됐다. 수비의 표본이라고 불린 신본기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본기는 “포지션이 자주 바뀐 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그게 내 역할이었고, 올해는 그게(유격수-9번타자) 내 역할이다. 내 역할에 충실히 하려 한 결과다”라며 “작년에 실책이 많았던 점은 포지션 변화보다는 갑자기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체력적으로 달렸다. 지금도 팀이 원한다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 작년에 실수가 많아서 올해 실수를 더 안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물오른 타격감에 대한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과거 신본기가 프로 2년차에 접어들던 시기(2013년), 인터뷰에서 신본기가 “저도 타격 못하지 않습니다”라고 소심하게 항변하던 장면도 떠올랐다. 신본기는 동아대 시절 안정된 수비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3번 타순에 들어서며 4년 내내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던 선수다. 그는 “과거부터 타격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대학교 때 연습을 많이 했다. 다만 프로에 와서는 잘 안맞아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꾸준히 하다보니까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도 많이 따라주고 있다. 이전처럼 절실한 점은 똑같다. 다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컸는데, 서른 살이 넘으면서 ‘야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하루 충실하게 하고, 즐겁게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좋아졌다. 작년에 장타가 많이 나왔는데, 시즌 초반 장타가 안나올 때 힘을 빼고 욕심부리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신본기가 롯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신본기는 오리지널 부산사나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감천초-경남중-경남고-동아대) 모두 부산에서 보냈다. 취업도 부산에서 한 셈이다. 201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았을 때 신본기는 “꿈을 이뤘다”며 좋아했다. 신본기는 “다섯살, 여섯 살때부터 부모님과 사직야구장을 찾아 야구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저곳에서 꼭 뛰겠다고 다짐했고, 롯데에 지명됐을 때 1차적인 꿈을 이뤘기에 기분이 좋았다”며 “자이언츠에 몸담고 나서는 팀 성적이다. 재작년 가을야구 갔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고, 지난해 못 갔을 때 팬들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올해는 가을야구를 꼭 가고 싶다. 144경기를 넘어 150경기 이상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3할 타율도 좋지만, 무엇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잘하고 싶다. 나도 롯데팬이다. 팬을 대표해서 그라운드에서 뛴다고 항상 잊지 않으려 한다”고 다짐했다.
야구도 잘하고, 선행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다. 신본기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선행왕’ 이다. 프로 입단 계약금(1억2000만원) 일부를 모교인 경남고, 동아대에 기부했고, 연봉 3000만원을 받던 2013년에도 500만원을 동아대에 쾌척했다. 2013년부턴 매월 보육원에 기부하고 틈날 때마다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준다. “혼자 힘으로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저도 도움받았고, 그런 감사한 마음을 갚기 위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하겠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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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 신본기(30)는 2019시즌 이 말을 충실히 실천하고 있었다.
신본기는 KBO리그 최강의 유격수로 거듭나고 있다. 21일까지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5를 기록 중이다. 출루율도 0.420이다. 더구나 실책은 제로다. 유격수로 고정된 올 시즌 신본기는 공수에서 가장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다.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신본기는 “특별한 건 없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수줍게 말했다.
신본기는 지난 시즌부터 타격에 눈을 떴다. 2012년 롯데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로 신본기가 3할 타율을 기록한 시즌은 2016시즌 0.309다. 그러나 이는 경찰야구단에서 전역 후 복귀해서 25경기만 뛰고 기록한 것이기에 표본이 적다. 2017시즌에는 128경기 출전해 타율 0.237을 기록했다. 그러다 2018시즌 139경기 출전 타율 0.294 11홈런 71타점을 기록했다. 타격면에서는 커리어하이 기록이었다.
그래서 신본기에게 직접 물었다. 유격수로 고정된 효과가 아닌지. 올 시즌 양상문 감독이 유격수-9번타자로 그를 고정했지만, 지난 시즌 신본기는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했다. 유격수는 물론 3루수, 2루수로 꽤 많이 나왔다. 타격면에서는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웠지만, 실책은 20개나 됐다. 수비의 표본이라고 불린 신본기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신본기는 “포지션이 자주 바뀐 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그게 내 역할이었고, 올해는 그게(유격수-9번타자) 내 역할이다. 내 역할에 충실히 하려 한 결과다”라며 “작년에 실책이 많았던 점은 포지션 변화보다는 갑자기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체력적으로 달렸다. 지금도 팀이 원한다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한다. 작년에 실수가 많아서 올해 실수를 더 안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물오른 타격감에 대한 궁금증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과거 신본기가 프로 2년차에 접어들던 시기(2013년), 인터뷰에서 신본기가 “저도 타격 못하지 않습니다”라고 소심하게 항변하던 장면도 떠올랐다. 신본기는 동아대 시절 안정된 수비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3번 타순에 들어서며 4년 내내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던 선수다. 그는 “과거부터 타격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대학교 때 연습을 많이 했다. 다만 프로에 와서는 잘 안맞아서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는데, 꾸준히 하다보니까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도 많이 따라주고 있다. 이전처럼 절실한 점은 똑같다. 다만 다른 부분이 있다면 예전에는 ‘잘 해야겠다’는 생각,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컸는데, 서른 살이 넘으면서 ‘야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하루 충실하게 하고, 즐겁게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정신적으로 좋아졌다. 작년에 장타가 많이 나왔는데, 시즌 초반 장타가 안나올 때 힘을 빼고 욕심부리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19 프로야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2사 2루 롯데 신본기가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신본기는 롯데를 이끌 차세대 리더로서 선수단 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다. 1982년생으로 만37세에 접어든 이대호 채태인 등 베테랑과 전병우(27) 한동희(20) 등 젊은 선수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야수 뿐만 아니라 젊은 투수들도 신본기를 많이 따른다. 신본기는 “선배님들한테는 제가 본받을 점이 많기에 후배들에게 더 신경을 쓰려고 한다. 물론 내가 해줄 말이 많지는 않고, 후배들도 많이 물어보지는 않지만, 나를 찾을 때에 많이 챙겨주려고 한다. 나도 프로에서 2군 생활도 오래해보고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런 실패한 경험들을, 후배들이 힘들어 할 때 많이 얘기 해준다”고 말했다.이는 신본기가 롯데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신본기는 오리지널 부산사나이다. 부산에서 태어나 학창시절(감천초-경남중-경남고-동아대) 모두 부산에서 보냈다. 취업도 부산에서 한 셈이다. 2012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롯데에 지명을 받았을 때 신본기는 “꿈을 이뤘다”며 좋아했다. 신본기는 “다섯살, 여섯 살때부터 부모님과 사직야구장을 찾아 야구를 보면서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저곳에서 꼭 뛰겠다고 다짐했고, 롯데에 지명됐을 때 1차적인 꿈을 이뤘기에 기분이 좋았다”며 “자이언츠에 몸담고 나서는 팀 성적이다. 재작년 가을야구 갔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고, 지난해 못 갔을 때 팬들께 너무 죄송스러웠다. 올해는 가을야구를 꼭 가고 싶다. 144경기를 넘어 150경기 이상 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3할 타율도 좋지만, 무엇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 잘하고 싶다. 나도 롯데팬이다. 팬을 대표해서 그라운드에서 뛴다고 항상 잊지 않으려 한다”고 다짐했다.
야구도 잘하고, 선행도 꾸준히 이어갈 생각이다. 신본기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선행왕’ 이다. 프로 입단 계약금(1억2000만원) 일부를 모교인 경남고, 동아대에 기부했고, 연봉 3000만원을 받던 2013년에도 500만원을 동아대에 쾌척했다. 2013년부턴 매월 보육원에 기부하고 틈날 때마다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준다. “혼자 힘으로 야구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저도 도움받았고, 그런 감사한 마음을 갚기 위해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이 하겠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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