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이미 이별은 예견된 상황. 그 시점이 얼마나 빨리 올지가 관건이었다. 두산과 투수 노경은(32)은 14년 간 이어진 인연을 마무리 지었다. 노경은은 그 오랜 기간 동안 한 유니폼만을 입고 뛰었다. 하지만 지난 5월은 같이 보낸 긴 세월이 무색할 만큼 제대로 엇갈린 시간이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노경은을 롯데 투수 고원준과 1대1 맞트레이드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경은과 두산의 관계는 5월의 마지막 날 마무리됐다. 이제 노경은은 롯데의 유니폼을 입고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두산은 군대를 다녀온 젊은 우완 고원준을 반대급부로 데려왔다.
노경은은 올해 5선발이라는 보직을 부여받고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거둔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11.17로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4월 23일 “노경은을 2군에서 좀 더 던지게 해야 할 것 같다”며 노경은을 1군에서 말소시켰다.
하지만 노경은은 2군행을 지시 받자 곧바로 은퇴 의사를 구단 측에 전했다. 당시 자신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구단 측에서는 노경은을 만류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에 구단은 노경은에게 트레이드를 먼저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노경은은 1군 말소 후 이천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끝내 은퇴 의사를 받아들인 두산은 노경은의 자필 사인을 받아 임의탈퇴 공시를 KBO에 요청했다. 지난달 10일 노경은의 임의탈퇴 공시 신청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 하지만 그 사이 노경은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KBO의 임의탈퇴 본인 동의 확인 전화에 노경은은 구단과 이야기를 더 해보겠다며 은퇴 번복을 시사했다. 두산도 노경은과 다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4일 뒤 임의탈퇴 공시를 철회했다.
노경은의 임의탈퇴 요청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노경은은 지난달 17일 다시 이천 베어스 파크로 복귀해 훈련을 재개했다. 복귀 당일 노경은은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3일 뒤 한 매체와의 심경 고백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구단과 김 감독을 향한 섭섭함을 내비친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읽다 말았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의 유니폼을 계속 입고 야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야구계의 시선이었다. 사실상 트레이드를 촉구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롯데가 노경은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선발 자원이 필요한 롯데는 노경은을 받는 대신 고원준을 내줬다. 제대로 엇갈린 5월을 보내고 있었던 두산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노경은을 향한 마지막 배려인 셈. 구단 측은 “갈등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5월의 마지막 날 두산과 노경은은 예견된 이별을 했다. 구단이나 선수나 서로에게 서운하고 안 맞는 점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작만큼 끝도 중요한 법이다. 그만큼 서로를 향한 배려도 필요하다. 프로는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 받는 곳이다. 자신이 내린 선택과 결정에는 그만한 책임감도 따라야 한다. 한 유명한 영화 대사처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라고 생각하게 되는 점을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두산은 지난달 31일 노경은을 롯데 투수 고원준과 1대1 맞트레이드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노경은과 두산의 관계는 5월의 마지막 날 마무리됐다. 이제 노경은은 롯데의 유니폼을 입고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두산은 군대를 다녀온 젊은 우완 고원준을 반대급부로 데려왔다.
노경은은 올해 5선발이라는 보직을 부여받고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거둔 성적은 2패 평균자책점 11.17로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김태형 두산 감독은 지난 4월 23일 “노경은을 2군에서 좀 더 던지게 해야 할 것 같다”며 노경은을 1군에서 말소시켰다.
하지만 노경은은 2군행을 지시 받자 곧바로 은퇴 의사를 구단 측에 전했다. 당시 자신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코칭스태프와 함께 구단 측에서는 노경은을 만류했지만 효과는 없었다. 이에 구단은 노경은에게 트레이드를 먼저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 노경은은 1군 말소 후 이천으로 복귀하지 않았다.
끝내 은퇴 의사를 받아들인 두산은 노경은의 자필 사인을 받아 임의탈퇴 공시를 KBO에 요청했다. 지난달 10일 노경은의 임의탈퇴 공시 신청이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 하지만 그 사이 노경은의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KBO의 임의탈퇴 본인 동의 확인 전화에 노경은은 구단과 이야기를 더 해보겠다며 은퇴 번복을 시사했다. 두산도 노경은과 다시 이야기를 나눴고 결국 4일 뒤 임의탈퇴 공시를 철회했다.
노경은의 임의탈퇴 요청은 일종의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 했다. 노경은은 지난달 17일 다시 이천 베어스 파크로 복귀해 훈련을 재개했다. 복귀 당일 노경은은 야구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3일 뒤 한 매체와의 심경 고백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구단과 김 감독을 향한 섭섭함을 내비친 내용이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읽다 말았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런 상황에서 두산의 유니폼을 계속 입고 야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야구계의 시선이었다. 사실상 트레이드를 촉구한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결국 롯데가 노경은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선발 자원이 필요한 롯데는 노경은을 받는 대신 고원준을 내줬다. 제대로 엇갈린 5월을 보내고 있었던 두산도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노경은을 향한 마지막 배려인 셈. 구단 측은 “갈등이 있었지만 어떻게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5월의 마지막 날 두산과 노경은은 예견된 이별을 했다. 구단이나 선수나 서로에게 서운하고 안 맞는 점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작만큼 끝도 중요한 법이다. 그만큼 서로를 향한 배려도 필요하다. 프로는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 받는 곳이다. 자신이 내린 선택과 결정에는 그만한 책임감도 따라야 한다. 한 유명한 영화 대사처럼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라고 생각하게 되는 점을 항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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