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올 겨울 행보 속에 내년이 보인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올 겨울 행보는 내년 행보를 예고한 포석일까?
두산은 지난 5일 김현수와 지난해 연봉 4억5000만원에서 팀 역대 최고 인상액인 3억원(66.7%)이 오른 7억원에 연봉 도장을 찍었다. 4일 오재원과 종전 1억7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이 인상된 4억원에 재계약을 맺은데 이어 이틀 연속 예비 FA 선수들과의 계약서 팀 역대 최고 인상액을 경신했다.
FA-외인-연봉 재계약까지 모두 화끈한 행보다. 올 겨울 FA 최대어 중 한명이었던 좌완 장원준을 투수 FA 역대 최고 금액인 84억원에 붙잡으며 뜨거운 겨울 움직임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외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에게 역대 최고 몸값인 150만달러를 안겨줬고, 재계약 대상자인 집안 식구도 확실히 챙기고 있다.
올 겨울 이런 두산의 행보가 내년 스토브리그의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있다. 수년간 FA는 물론 연봉 협상에서도 소극적이었던 두산이 구단 운영의 기조를 바꾼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일각의 시선이다.
그간 ‘짠돌이 구단’으로 불릴 정도로 투자 대비 효율을 고려했던 것과 비교하면 이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내리는데 주저하지 않게 됐다는 것. 특히 예비 FA인 오재원과 김현수의 경우 확실한 ‘보험’을 드는 동시에 선수의 마음까지 챙겼다.
현 FA 보상 규정 상 타 팀에서 만약 2015시즌 종료 후 오재원과 김현수를 FA로 영입하려면 각각 최소 8억원과 15억원의 추가 지출이 필요하다. 두 선수 모두 좋은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영입 자금에 더해 추가 보상금까지 출혈이 만만치 않다. 이른바 ‘돈의 접근 장막’을 친 셈이다.
그 이상의 의미도 있다. 실제로 최근 FA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자주 언급한 ‘구단의 진정성’은 이전 계약들에서 보인 구단의 자세와도 연관성이 있다. 실제로 FA 자격을 얻었지만 잔류를 택한 모 선수는 “올해까지 구단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자세에 잔류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많은 선수들이 구단의 진정성을 언급하는데 그간 협상 테이블에서 받았던 상처들이 FA서 표출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구단의 모 선수 역시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일방적인 통보를 당한 선수나 구단으로부터 모욕적인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은 ‘FA 때 한 번 보자’는 마음을 먹게 되는 것이 사람이면 어쩔 수 없는 같다”며 “특히 ‘예비 FA 프리미엄’이 최근 부각되면서 FA 이전 계약내용에도 선수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확실한 대우에 계약 직후 김현수와 오재원은 만족감을 보였다. 이것이 올 시즌 후 FA 계약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두산이 이들을 잔류시키겠다는 의지의 재확인이기도 하다. 김승영 두산 사장은 앞서 “FA서 오재원과 김현수를 반드시 잡겠다”고 공언했다. 이 발언을 연봉 재계약을 통해서 지킨 셈이다.
오재원은 올 시즌 두산 선수단의 주장을 맡았고, 김현수는 수년간 타선의 간판타자였다. 현재 두산에서 이들은 대체불가능한 선수다. 결국 두산의 이런 화끈한 움직임은 내년 겨울 시장에서 이 둘을 반드시 잡겠다는 예고편으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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