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배’ 오승환, “끝내기 허용은 모두 내 탓”

[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김원익 기자]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은 역시 대인배다웠다. 힘든 상황에 대해 변명을 하기보다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오승환은 29일 오후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일본시리즈 4차전 2-2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 무사 1,2루서 안도 유야에 이어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1개를 무사히 잡았으나 2사에서 나카무라 아키라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경기 종료 이후 일본 언론을 통해서도 오승환의 홈런 허용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견이 많이 쏟아졌다. “클라이맥스부터 연투를 한 오승환이 맞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 “감독의 투수교체 시기가 아쉬웠다” , “직구 위주의 볼배합을 요구한 포수의 리드와, 파울팁을 못잡은 수비가 아쉬웠다” 등이었다. 대체적으로 오승환의 부진보다는 상황의 안타까움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그럼에도 스스로는 고개를 저었다. 모두 본인의 탓이라는 것이었다. 30일 5차전을 앞두고 현지에서 만난 오승환은 “일단 홈런이라는 기록은 타자가 잘 쳐야 나올 수 있는 기록이다. 하지만 일단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승환은 직구 위주의 투구를 했는데, 이것은 호흡을 맞춘 포수의 리드에 따른 것이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일본언론의 반응이나 동정여론에 대해서는 “그런것들을 떠나서 나 자신이 잘못한 부분이다. 그런것들은 결국은 결과에 따라서 이야기하는 부분일 뿐”이라며 “이것도 결과론이 될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오승환은 “투수교체 타이밍도 감독님이 코치님들과 상의해서 하는 것이다. 나보다 훨씬 야구 전문가인 그분들이시기 때문에 투수교체가 잘못된 부분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투수교체 타이밍 패착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5차전을 반격의 계기로 만들 수 있을까. 오승환은 “여기서 어떻게 하겠다는 부분보다는 1경기, 1경기 최선을 다해서 하는 것이다”라며 “모든 선수들은 이기려고 경기를 하지 지려고 하지는 않는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도 큰 부담 없이 잠 들었다. “밥먹고 푹 잤다”며 대수롭지 않게 끝내기 홈런 허용의 충격을 털어낸 오승환의 마음에는 전날 스스로의 투구에 대한 아쉬움 외에는 다른 것은 들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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