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잇따른 오심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이 또 구설수에 오를 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엔 야구규칙 인지도 부족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이만수 감독이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주심이 항의 내용을 인정은 했지만, 상황이 이미 지나갔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KBO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3월18일 규칙위원회에서 야구규칙과 대회요강 관련 사항을 심의한 결과 야구규칙 3.05 선발투수 및 구원투수의 의무와 대회요강 제15조 2항 타순표의 교환 및 발표를 개정했다.
개정된 내용은 이렇다. “등판 중인 투수가 새로운 이닝의 투구를 위해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적어도 첫 타자의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를 해야 한다”는 것. 단, “대타가 나오거나 투수가 부상으로 투구가 어려울 경우 교체가 가능하다”라고 명시했다.
또한 “투수가 주자로 루상에 있거나 타자로 타석에 등장한 직후 이닝이 종료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고 곧바로 준비구를 던지려 할 때, 마운드를 밟기 전 까지는 투수 교체가 가능하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그런데 이날 롯데는 2회말 2사 후 선발투수 이재곤에 이어 교체된 김수완이 6회말 선두타자 김상현을 상대로 타격이 종료될 때까지 투구를 하지 않았다. 롯데는 2볼 상황서 김수완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정대현으로 교체했다. 정대현은 이미 연습투구를 시작한 이후 이 감독의 항의가 나왔다. 정대현의 투구가 시작되기 이전 상황이었기 때문에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윤상원 주심은 잘못을 바로 잡지 않고 경기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SK는 2사 만루 찬스서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이후 7회초 롯데에 2실점해 4-5로 역전을 허용했다. 심판의 판정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결정적 실수였다.
이번 심판의 실수는 최근 논란이 된 오심과는 다른 성격이다. KBO의 바뀐 야구규정을 심판부에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경기에 임했다는 방증이다. 심판의 자질론이 도마에 오른 올 시즌, KBO는 이날 사건으로 또 다시 심판부를 향한 비판의 화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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