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2021년 사망자 수 400명…특히 20대 초반 여성 관광객 비율 높아
뉴사우스 웨일즈대 "셀카 대책 마련 필요해…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해야"
뉴사우스 웨일즈대 "셀카 대책 마련 필요해…공중보건 문제로 인식해야"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다 사고를 당하는 ‘셀카의 비극’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4년간 셀카를 찍다 사망한 사람이 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위험천만한 인증샷으로 인해 부상과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추이를 분석한 연구결과가 공개됐습니다.
1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호주의 뉴사우스 웨일즈대 새뮤얼 코넬 박사팀은 전 세계 셀카로 인한 부상과 사망사고를 분석했습니다.
이중 80%는 관광객이었으며, 사고는 호주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셀카 찍다가 사망한 사망자와 부상자가 보고된 국가는 인도가 가장 많았고, 미국과 러시아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연구진은 보고되지 않는 사고 건수도 많기 때문에 위험한 셀카로 인한 실제 사망률은 통계수치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셀카 관련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국가인 인도에서는 지난 2017년 수도 뉴델리 철길에서 10대 2명이 다가오는 열차 앞에서 셀카를 찍다가 피했지만 반대방향에서 오던 열차에 치여 숨졌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남부 카르나타카 주에서 10대 학생 3명이 철길에 누워 셀카를 찍다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팜바르댐.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또 최근엔 인도의 남부 타밀라두주의 팜바 댐 인근 저수지에서 결혼한 신부 등 4명이 셀카를 찍다가 물에 휩쓸려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셀카를 찍던 중 갑자기 물이 불어나 한 명이 물에 빠졌고, 서로 손을 잡고 있던 3명도 같이 물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입니다.
다른 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지난 2021년 홍콩 셀럽 소피아 청(32)은 홍콩의 한 폭포에서 셀카를 찍던 중 발을 헛디뎌 추락해 숨졌습니다.
또 지난해 7월 이탈리아를 여행 중이던 한 미국인 관광객은 사진을 찍으려다 활화산 분화구에 떨어졌습니다. 자칫 사망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이 남성은 기적적으로 생존했습니다.
홍콩 셀럽 소피아 청 / 사진 = 연합뉴스
이에 코넬 박사팀은 전 세계적으로 하루 약 9,200만 개의 사진이 찍히는 상황 속에서 대중들이 셀카로 야기되는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관광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위험을 미리 경고해 주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박사팀은 “위험한 셀카는 안전벨트 없이 운전하거나 헬멧없이 자전거를 타는 것과 유사하다”며 “자동차도 수십년간 안전벨트 없이 운전하다가 위험을 인지하고 대책을 마련한 것처럼, 셀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셀카 관련 사고를 단순 사고로 처리할 것이 아닌 공중 보건 대응이 필요한 공중 보건 문제로 봐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박사팀은 “이전엔 ‘셀카 금지 구역 지정’, ‘장벽 및 표지판’을 권장했지만 사상자가 늘어난 것을 보면 이것만으론 충분하지 않았다”며 “사망 사례가 있었던 관광지에 도착했을 시 앱으로 사용자에게 직접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통계분석 사이트 ‘프라이스오노믹스’에 따르면 2년동안 발생한 셀카 관련 사망사고 중 ‘높은 곳에서 추락(추락사)’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에 미국의 위험관리전문가 모건 오로크는 “소위 ‘셀카 사망사고’로 불리는 일들은 ‘부주의 했다’는 점에서 비난받을 수 있다”며 “행동을 결정하기 전에 이것이 위험한지 아닌지 주의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하승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iuoooy3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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