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고의 없었다'는 조선 "또래 남성 무차별 살상 아냐"

“피해망상 겪어…미행하는 듯한 남성 공격”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난동을 벌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이 자신의 첫 공판에서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으며, 피해망상으로 인한 범행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2부(조승우 방윤섭 김현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서 조선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을 살해하려 한 고의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누군가) 본인을 미행한다는 피해망상 등을 겪어 그들을 닮은 듯한 남성들을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또래 남성들에 대한 큰 열등감이 적개심과 분노로 분출된 것이라는 범행 동기에 대해선 맞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공소장에 기재된 것처럼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과 분노를 품어온 사실은 없다”며 “이러한 이유로 또래 남성을 무차별적으로 살상하려 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피해자들 유족과 직간접적 피해자를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법정에서 모습을 보인 조 씨는 눈 바로 아래까지 마스크를 올려 썼습니다. 재판 과정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감쌌고, 한숨을 푹푹 내쉬었습니다.

앞서 조 씨는 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살해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범행 당일 인천 서구에서 서울 금천구까지 택시를 무임승차하고, 오후 금천구의 한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뒤 신림동까지 이동했는데 택시를 무임승차 한 혐의도 받습니다.

조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3일 열립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