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재판 파행 변호인, 과거 이재명 사건 담당…"이재명 변호하나" 지적도

이화영 동의 없이 증거 채택 부동의 의견 낸 이화영 변호인?

어제(9일) 파행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수원지법 공판에서는 또 한 번 유례없는 광경이 연출됐습니다.

지난번 1차 부부싸움에 이어 2차 '변호사-검사 간 싸움'.

지난 공판에 이어 불출석한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 대신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가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으로 등장해 재판 중 검찰과 싸우다 사임계를 내고 퇴장한 겁니다.

단, 법정을 떠나기 전 이 전 부지사 조서의 증거 채택에 부동의하는 증거의견서와 재판부 기피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의아한 점은 정작 변호 대상이자 피고인인 이 전 부지사는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본 일이 없다", "제 의사가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반발했다는 사실입니다.

재판에서 검찰은 "법정 외부적인 상황으로 재판이 공전되고 있다”며 “솔직히 피고인측에서 재판을 일부러 지연하려고 하는 의도가 있는게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습니다다.

이어 “덕수도 공판에 참여를 계속 했지만 피고인측과 어떤 소통이 있었던건 아니어서 정상적인 변론이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차라리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재판이 진행됐으면 한다”고 공격했습니다.

이에 대해 덕수 측 변호사는 "변호사가 나와있는데 마치 제가 유령인양 국선을 논하고 있다"며 "(덕수는) 아직 사임하지 않았는데 법정에서 이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변호권 침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상황을 지켜본 한 법조계 관계자는 "피고인 이화영의 변호인이 아닌 이재명 대표를 위한 변호사 같다"는 평을 남겼습니다.

민변 창립 멤버…이재명 '선거법 위반' 무죄 이끈 상고심 변호인단

실제 법무법인 덕수의 해당 변호사는 민변의 창립멤버로 지난 2020년 7월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당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018년 방송 토론회에서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관련 사실을 부정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 후 3심을 거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 판결을 주도하며 이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소속 로펌 법무법인 덕수는 2020년~2021년 당시 경기주택도시공사로부터 3010만 원의 고문료를 받았는데, 이 돈이 이재명 당시 지사의 상고심 고문료를 경기도가 대납하는 성격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번 재판 참여도 이 전 부지사가 최근 "쌍방울 측에 당시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일부 검찰 진술을 뒤집은 데 대해 이재명 측에서 법무법인 덕수를 이용해 지연 전략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이 전 부지사의 번복된 증언이 인정될 경우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변호인의 파행으로 미뤄진 재판은 오는 22일,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가 출석해 이어질 예정입니다.

[심가현 기자 gohyu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