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력 강해 토착종과 경쟁..."생물다양성에 악영향"
1955년 양식용으로 수입..."낚시터·양식장에서 나가지 않게 철저한 감독 필요"
1955년 양식용으로 수입..."낚시터·양식장에서 나가지 않게 철저한 감독 필요"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 부분 감축하더라도 나일틸라피아 서식지가 남부지방 일부에서 대부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외래 물고기 나일틸라피아는 번식력이 강하고 적응력이 높아 고유종과 경쟁하는 과정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열대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23일) 상지대 연구진이 한국환경생물학회지에 게재한 '국내 하천에 서식하는 외래종 틸라피아의 잠재적 서식처 확산' 논문에 따르면, 틸라피아 서식지는 작년 낙동강 하류·영산강 하류에서 2050년 금강·만경강·동진강·섬진강·태화강·형산강 등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현돼 '2100년 온실가스 농도가 540ppm인 경우', 즉 'RCP(대표농도경로) 4.5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 21세기 중반기(2041∼2070년) 연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2.3도 상승하는데, 나일틸라피아가 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 수온이 높은 곳이 넓어진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입니다.
나일틸라피아는 고향이 아프리카 케냐 남부와 남아프리카 일대로, 수온이 14∼33도인 곳에서 서식합니다. 수온이 15도 이하면 먹이활동을 멈추고 치어가 폐사하며, 수온이 10도 이하까지 떨어질 경우 성체도 죽습니다.
한국엔 1955년 양식용으로 수입돼 경기 안성시·김포시·여주시·시흥시, 경북 문경시·영천시, 경남 창원시, 전북 정읍시, 충북 영동군·진천군 등에 나일틸라피아 양식장과 낚시터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온이 12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국에서는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온배수가 유입되는 곳을 중심으로 연중 서식이 확인됐습니다. 현재까지는 낙동강·금호강 일대와 대구시 달서천, 아산시 곡교천 등에서 발견됐습니다.
나일틸라피아는 번식력이 강하고 적응력이 높아 토착종과 경쟁하면서 생물다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 김수환 선임연구원은 "RCP 4.5 시나리오에 따라 수온이 상승한다면 나일틸라피아에 의한 생태계 교란보다는 수온 상승에 의한 생태계 변화가 더 심각하게 찾아올 것"이라면서도 "나일틸라피아가 광범위하게 정착하면 생태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낚시터와 양식장 등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고, 생태계 위해성 평가 등을 통해 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아프리카 빅토리아호에 나일틸라피아가 도입된 후 나일틸라피아를 제외한 시클리드(Cichlidae)과 민물고기가 대부분 멸종한 바 있습니다. 멕시코 토종 도롱뇽 '아홀로틀'을 멸종위기에 처하게 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도 꼽힙니다.
[오서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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