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사실혼 배우자 "남편 해코지 당할까봐 겁나"…증언 거부

배우자 A 씨, 유동규가 김용에게 돈 전달하는 과정 목격한 인물
'가방에 현금 들어있었는지', '가방 종류' 등 주요 질문 증언 거부
"관련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트라우마 생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 외 3명의 9차 공판 기일을 열었습니다.

김 전 부원장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입니다. 그는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의 금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날은 유 전 본부장의 사실혼 배우자 A 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습니다.

A 씨는 유 전 본부장이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목격한 인물로 지목됐습니다.

A 씨는 공판에 앞서 재판부에 "건강이 좋지 않아 김용 씨나 다른 방청객 앞에서 증언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A 씨 주변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검찰과 김 전 부원장 측 변호인은 A 씨를 상대로 유 전 본부장이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대해 물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가방 안에 현금이 들어 있던 걸 알았는지', '가방의 모양이나 종류가 기억나는지' 등 중요한 질문에 대해 대부분 증언을 거부했습니다.

A 씨가 증언을 거의 거절하다시피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재판부는 "유동규 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증인은 배우자로 진술하러 나왔는데 증언을 거부하게 되면 유 씨가 했던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지는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증언을 독려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사건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을 보면서 트라우마도 생기고 저 사람(유 전 본부장)이 나가서 해코지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루하루 불안하다. 저도 그것 때문에 병이 생겨서 운전하러 나가면서도 누가 뒤에 따라오지 않나 하는 트라우마 때문에 하루하루가 지옥"이라면서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의 불안한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오전 재판을 마치고, 오후 재판에선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