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도 우리나라의 남녀 근로자 시간당 임금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39개국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직종·직무 내 남녀 임금격차에서도 한국은 주요 15개국 중 각각 1위, 2위의 불명예를 안았습니다.
4일 여성계·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OECD가 공개한 '2021년 기준 OECD 국가들의 성별 임금격차'에서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가 31.1%로 가장 컸습니다. 이스라엘(24.3%), 일본(22.1%), 라트비아(19.8%), 에스토니아(19.6%)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국은 OECD에 가입한 원년인 1996년부터 26년째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1위를 지켜오던 일본은 한국의 OECD 가입과 함께 밀려났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이나 에스토니아에 2위 자리도 내주고 있습니다.
일본 외 주요 7개국(G7)을 보면 미국은 16.9%로 6위, 캐나다 16.7%로 7위, 영국 14.3%로 10위, 독일 14.2%로 11위 등이었습니다. G7 중 성별 임금 격차가 OECD 평균(12.0%)보다 낮은 나라는 프랑스(11.8%)와 이탈리아(7.6%)뿐입니다.
OECD 성별 임금격차가 발표될 때마다 나오는 지적 중 하나는 국내에선 남녀가 주로 종사하는 직무가 달라 임금 차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지만, 우리나라는 직무, 직종, 사업장이 같은 남녀 간의 임금 격차도 주요국 중 최상위권이었습니다.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 인간 행동'이 지난달 24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직무별 남녀 성별 임금 격차는 18.8%로 주요국 15개국 중 2위였습니다. 1위는 일본으로, 남녀 격차가 25.7%나 벌어졌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같은 직종과 사업장 내 남녀임금 격차에서도 15개 주요국 선두를 달렸습니다. 직종별로는 한국 1위·일본 2위, 사업장 내에서는 일본 1위·한국 2위였습니다.
다만 이는 '네이처 인간 행동'이 각국에서 입수한 최신 자료에 기반한 것이어서 국가별로 비교 시점이 다릅니다. 한국은 2012년, 일본 2013년, 체코 2019년, 스웨덴 2018년이 기준이었습니다.
[박통일 기자 / tong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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