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학생교육원 제주분원을 설립하기 위해 제주공항 인근 호텔 매입을 추진 중인 울산시교육청이 공인중개사 출신 부동산 전문가 천미경 울산시의원(국민의힘·사진)의 송곳 지적에 '혼쭐'이 났다.
지난 29일 울산시의회 제233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천 의원은 울산시교육비특별회계 소관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사에서 울산시교육청이 제주공항 인근 호텔을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는 것은 부적정하다고 주장했다.
울산시교육청은 제주시 도두일동 지하 1층, 지상 4층, 125실 규모의 호텔을 191억원에 매입, 리모델링을 거쳐 내년 4월부터 울산시학생교육원 제주분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매입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공인중개사 출신 천 의원은 임시회에 앞서 제주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10여곳에 연락해 호텔 인근 부동산 시세를 조사했다. 시교육청은 3.3㎡ 당 토지는 463만원, 건물은 638만원으로 매입가를 책정했으나 시세는 토지가 350만원, 건물은 600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천 의원은 조사 결과 시교육청이 시세보다 25억~30억원 정도 비싸게 호텔 매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또 해당 호텔은 제주공항과 직선거리로 2.2km에 위치해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이 크고, 제주도임에도 불구하고 산에 가려 바다 조망권이 갖춰지지 않는 등 쾌적한 숙박환경 조성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천 의원은 "시교육청이 제주도 53군데를 둘러본 뒤 매입 결정을 했다고 하는데 매입가 책정을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며 "자기 돈으로 산다면 이런 가격에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울산시교육청이 폐교된 동해분교에 추진 중인 어린이독서체험관 건립 비용도 도마에 올랐다. 천 의원은 "어린이독서체험관 건축비가 78억원으로 평당 1337만원인데 설계부터 자세히 검토해 봐야겠지만 너무 비싼 것 같다"며 "토목비도 평당 34만원 정도 책정됐는데 공장을 짓거나 산을 밀어도 20만원이 넘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울산시의회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사 결과 총 7개 안건 중 시교육청이 올해 계획한 학생교육원 제주분원 설립안과 어린이독서체험관 설립 변경안은 삭제하고, 내년도 본예산 심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다시 검토하고 시의회와 현장을 둘러본 뒤 내년 당초예산을 기대해보겠다"고 밝혔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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