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단체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두고 "불법행위는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사법처리하겠다"고 말한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김 청장에 면담과 사과를 요구하며 전장연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전장연은 27일 오전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제31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마친 뒤 오전 8시 30분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최혜영·오영환·김영호·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김광호 경찰청장이 전장연을 흉악범처럼 취급하며 지목한 것에 대해 강하게 규탄한다"며 "김 청장의 발언이 얼마나 심각한 지에 대해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 청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불법행위는 지구 끝가지 찾아가서 처벌하겠다"며 "오늘 아침 전장연 시위와 같이 사다리까지 동원해 시민의 발을 묶으려 했던 행위에 대해 즉각 조치한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경석 대표는 "김 청장이 지구 끝까지 찾아서라도 엄벌하겠다고 얘기했는데 그런 수고 필요 없이 저희가 찾아와서 설명해드리려고 한다"며 "청장님의 발언이 저희에게 주는 낙인화, 흉악범을 잡듯 취급하는 이런 기조가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지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전장연은 지구 끝까지 엄단할 범죄 집단도 아니고 지구 끝까지 도망갈 수 있는 교통수단도 없다"면서 "김 청장이 사용한 언어는 매우 부적절하고 그로 인해 전장연이 감당해야 될 낙인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상시에도 지하철을 탄 장애인들에게 심한 욕설과 폭력을 가하는 사례가 많다. 얼마 전 지하철을 탔는데 타고 있는 시간 내내 째려보다가 옆에 왓 발을 동동 굴리고 팔짝팔짝 뛰며 욕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은 김 청장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경찰청 안으로 들어가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대신 김 청장의 사과 및 면담 요청서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다.
한편, 전장연은 오는 29일 기획재정부와의 면담이 성사된 만큼 지하철 출근길 시위는 당분간 유보할 예정이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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