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 중3 제자와 성관계한 여교사, 2심 감형 이유는

"범행 일부는 교사 그만두고 벌어진 일"
B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진단…약물치료

학교폭력 피해 트라우마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중학교 3학년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교사가 항소심에서 감형돼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서울고법 형사12-1부(고법판사 최봉희·진현민·김형진)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39살 전직 교사 A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또 A 씨에게 아동 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의 취업 제한도 명령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A 씨를 감형한 것은 범행 일부가 교사를 그만두고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는 피해 아동 부모의 신뢰와 교사 지위를 이용해 중3 제자와 성적 관계를 지속했다"며 "성장 단계의 아동에게 영구적인 상해를 남길 수 있어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해 아동이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진단받는 등 피해를 겪었고 가족들도 엄벌을 탄원한다"면서도 공소사실 중 '너 때문에 직업도 잃고 유산했다', '매일 이렇게 있고 싶다. 결혼하고 싶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 이후 A 씨가 교사직을 그만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A 씨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인천 연수구의 한 중학교에서 기간제 미술 교사로 재직하면서 당시 15살이었던 중학교 3학년 B 군과 7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했습니다.

B 군은 중학교 1학년 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트라우마로 정서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었습니다. 이에 A 씨는 B 군을 잘 돌봐 달라는 학부모의 부탁을 받은 뒤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는 B 군이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인상을 쓰거나 신경질을 내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B 군은 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적응 장애, 미분화 신체형 장애 등을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하면서 점차 수위가 높은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며 A 씨에게 징역 3년과 치료 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취업 제한 7년 명령을 내렸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