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16개월 입양아 사망 사건을 다루면서 사건을 맡았던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도 커지고 있다. 또 온라인 상에서는 숨진 입양아를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되고 있다
3일 서울양천경찰서 홈페이지에는 '세 번의 신고 무시한 경찰들!' '경찰도 정인이 살인 사건의 공범' 등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는 등 사용자가 몰리면서 시스템 오류로 접속이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됐다. 전날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난해 10월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 사연을 다룬 여파였다.
정인 양은 지난해 1월 입양모 장모 씨(34) 부부에게 입양된 이후 3월부터 10월까지 약 8개월간 상습적으로 폭행 당해 골절상과 장기 파열 등의 상해를 입고 사망했다. 정인 양이 사망하기 전 양천서에는 학대 의심 신고가 세 차례 접수됐지만 분리 조치 등 적합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초동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달 초 서울지방경찰청은 관련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 12명 중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7명에겐 '주의'와 '경고' 조치를 내렸다.
앞서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우)는 지난달 장씨를 아동학대치사,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장씨가 발 또는 무거운 물체로 정인 양의 등을 가격해 사망 원인인 장 파열이 발생했다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장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거세졌다. 이미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청원에는 23만1440명이 참여해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사건을 담당한 재판부에 가해자의 엄벌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3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는 공식블로그에 진정서 양식을 첨부하며 "선고일 10일까지만 들어가면 되니 앞으로 몇달간 계속 보내도 된다"는 글을 올렸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에도 '정인이 진정서 작성 방법'이라는 게시물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주말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온라인 상에서는 정인 양을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확산됐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측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챌린지는 A4용지에 '정인아 미안해' 등의 글을 적고 인증샷을 올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스타그램 등 주요 SNS 채널에는 "정인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그곳에서는 행복하고 평안하길" "우리가 바꿀게" 등의 글이 적힌 게시물이 1만개 이상 올라왔다.
[이진한 기자 /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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